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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5년은 AI 에이전트의 해…알아서 일하고 고치는 동료 만날 것"

김보민 기자
댄 카파티(Dan Karpathi)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 AI 부문 부사장 [ⓒ체크포인트]
댄 카파티(Dan Karpathi)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 AI 부문 부사장 [ⓒ체크포인트]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2025년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AI 에이전트를 만나는 날이 오면, 사람은 그들에게 어떤 업무를 아웃소싱할지 고민하게 되겠죠."

댄 카파티(Dan Karpathi)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테크놀로지스(이하 체크포인트) AI부문 부사장은 태국 방콕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글로벌 보안업계에서 AI가 촉발한 '창과 방패'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 진화가 빨라진 AI 에이전트 영역의 명암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카파티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단순 번역이나 조사 작업에만 특화된 것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일반 사용자가 쓰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넘어, 실제 사업(비즈니스) 운영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플레이북 알고리즘이 아닌 하나의 독립체(Entity)로 진화하고 있다"며 "인터넷과 데이터베이스(DB)에서 정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작업을 세분화한 뒤 실행할 줄도 아는 동료"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마치 직장에서 상사의 지시를 받은 뒤 능동적으로 일하는 직원과 특성이 닮아 있다고 부연했다. 카파티 부사장은 "업무를 수행한 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수정하는 모습이 주니어 직원과 유사하다"며 "버튼을 누르면 자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AI 에이전트에게 '내 말을 들어라'라고 말하는 것뿐"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AI 에이전트가 적용될 영역이 다양해지면, 그에 맞는 보안 가드레일과 정책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파티 부사장은 보안 영역에서 AI 에이전트가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 또한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약 2주 전, 독일의 한 고객에게 '어떤 유형의 에이전트를 원하냐'고 물었더니 '매일 트래픽을 조사하고, 법률을 검토한 뒤 이상 징후를 찾는 AI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사람의 힘을 절약할 수 있는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가 분명해졌다는 점을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 에이전트 사용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설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카파티 부사장은 "잠재적인 사용 사례를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지금 우리는 컴퓨터와 함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라며 "반복적인 업무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 사람의 생각과 설계가 필요한 영역에 힘을 쏟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뿐만 아니라 AI 기술로 관점을 넓혀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카파티 부사장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환경을 소개하며 "현재 직장에서 2000명의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가 있고 이들은 코드를 만들기 위해 깃허브 코파일럿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엔지니어를 더 적게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기에, AI 에이전트는 업무 속도를 향상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크포인트는 이달 18일부터 19일(현지시간)까지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글로벌 행사 'CPX 2025 APAC'을 진행하며, AI 에이전트를 주요 사업 로드맵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AI 조수 기능 '인피니티 AI 코파일럿'을 공개한 이후, 2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인피티니 AI옵스(AIOps)'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가 게이트웨이를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장애를 예측한 뒤 완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카파티 부사장은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를 구현하기까지 단계별 기술 발전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처럼, 체크포인트의 AI 전략 또한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안 영역에서 AI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고했다. 그는 "AI 시대 다양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보안을 위한 AI, 그리고 AI를 위한 보안 모두 핵심 주제"라고 말했다.

한편 체크포인트는 AI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와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업들이 AI 솔루션을 개발할 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체크포인트는 이번 CPX 행사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카파티 부사장은 "체크포인트와 엔비디아는 클러스터가 유입되는 입·출구에서 공격을 막도록 검사하고, 사용자가 데이터를 유출하는지 혹은 거대언어모델(LLM)이 생성한 낚시성 위협은 없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임무는 모든 방향, 그리고 클라우드 안팎의 경계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생성형 AI 등장으로 다양한 위협이 등장한 만큼, 정보 유출 등 우려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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