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HBM 규제…삼성전자 '비상' vs SK하이닉스 '여유' [소부장반차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제60대 대통령 취임식 전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3일 발표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향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왔지만, 삼성전자는 범용 HBM 판매에 집중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이번 규제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에서 분리하는 것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미국 상무부는 HBM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의 AI 및 데이터센터 산업에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양 이상의 HBM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규제에 따라 HBM3 및 HBM3E와 같은 고성능 AI 반도체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될 수 없게 됐으며, 엔비디아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H800, A800과 같은 중국 전용 AI 가속기 모델을 설계했지만, 미국 정부가 점차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러한 전략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오는 2월 중 추가적인 HBM 규제가 발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 정부가 HBM4와 같은 차세대 AI 반도체에도 추가적인 수출 제한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BM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에서 필수적인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규제는 특히 중국 내 데이터센터 및 AI 반도체 기업들에 HBM 공급을 차단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메모리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하지만 두 회사의 시장 포지션과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영향의 정도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HBM3E 12단 등 최신 제품을 엔비디아에 대량 공급하면서 AI 서버 및 고성능 GPU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중국향 HBM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에 대한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연합뉴스]
이러한 배경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이번 대중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HBM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중국 시장의 수출 제한이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범용 HBM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국향 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AI 반도체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AI 기업 및 데이터센터 업체들을 중심으로 HBM을 공급해왔다.
HBM3E 등의 최신 제품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및 마이크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고부가가치 시장보다는 범용 제품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삼성전자의 HBM 사업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미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객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번 규제가 사업에 미치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향 판매에 집중한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어, 향후 HBM 시장에서의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HBM3E 이후 HBM4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AI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다면,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애플페이 확산에 '네·카·토·페' 대형 페이업체도 유료화?…"동 떨어진 이슈"
2025-02-21 10:36:59PG업계 "카드사, 손실 전가 관행 개선 없어… 당국이 적극 개입해야"
2025-02-21 10:28:41“NHN KCP, 선불사업 등 신사업 3년내 수익 가시화 기대”
2025-02-21 10:20:00동양·ABL생명 인수 불발시 1500억원 날리는 '몰취조항'… 우리금융, 여전히 긴장
2025-02-21 10: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