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D] “올해도 역시 딸기로 갈까?” 유통∙식품家 크리스마스 케이크 경쟁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어느덧 코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유통가에서는 11월부터 크리스마스 상품 준비에 진심을 다합니다. 그 중 가장 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영역은 바로 ‘크리스마스 케이크’인데요.
매년 카페와 베이커리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와 호텔업계까지 합세해 화려하고 맛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이며, 특별한 연말을 보내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떠오른 것은 바로 ‘생딸기 케이크’입니다. 딸기의 새빨간 색감과 하얀 생크림의 조화가 겨울과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담아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게 됐고, 이에 연말에 딸기 케이크를 선보이는 브랜드도 다양해졌지요. 또한 일반적인 장식용으로 올라가는 딸기 케이크가 아니라 많은 양의 딸기를 사용해 케이크와 딸기의 비율이 거의 1:1에 가까운 케이크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색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겨울 딸기의 맛이 맛있어진 것이 딸기 케이크 인기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본래 딸기의 제철은 봄과 여름 사이인 5월에서 6월 무렵인 걸 알고 계셨나요? 하지만 겨울철 하우스재배가 발달하고 당도가 높은 설향 등의 품종이 개량되면서, 현재는 딸기가 겨울 과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프랑제리’가 겨울 딸기 케이크를 선보인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프랑제리는 지난 11월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를 선보이며 10종의 케이크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요. 그중 5종의 케이크를 생딸기 케이크로 준비했습니다.
제철 딸기와 동물성 100% 생크림의 조화를 선보이는 케이크로는 매년 1000개 이상 판매되는 프랑제리의 시그니처 ‘1㎏ 베리 포레스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케이크에는 딸기만 1㎏이 들어가 이러한 재밌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프레지에 스타일의 ‘프랑베리 가든’과 올해 처음 선보인 ‘프랑베리 타워’ 케이크 2종에도 많은 양의 딸기가 사용됐습니다.
가성비 버전의 딸기 케이크도 인기입니다. 프랑제리는 지난 5월부터 1호 사이즈의 제철 과일 케이크를 1만9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는 쑥대밭 시리즈도 크리스마스 버전으로 준비했습니다.
홈플러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딸기몽땅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했는데요. 한 팩 분량의 딸기가 올라간 케이크를 1호 2만5410원, 2호 2만9900원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일시루 케이크로 유명한 성심당 역시 크리스마스를 맞아 23일부터 딸기시루 2종(딸기시루 막내, 딸기시루 2.3k)을 각각 4만3000원과 4만9000원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호텔업계, 비주얼 강화한 유럽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 선보여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트렌드도 있습니다. 당시 크리스마스에도 외부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홈파티’로 연말을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가심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홈파티의 핵심 요리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부상하면서 화려하고 예쁜, 일명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케이크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호텔업계의 프리미엄 크리스마스 케이크 경쟁이 심화됐는데요. 올해는 40만원짜리 케이크가 출시될 정도입니다. 호텔업계는 단순히 화려한 케이크가 아니라, 유럽의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변형해 정통성을 살린 프리미엄 케이크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럽 전통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부쉬 드 노엘(Bûche de Noël)’입니다. 부쉬 드 노엘은 프랑스어로, 부쉬(Bûche)는 통나무, 노엘(Noël)은 성탄절을 의미해 직역하면 ‘성탄절의 통나무’라는 뜻입니다. 부쉬 드 노엘은 그 이름 답게 통나무처럼 생긴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로, 180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부터 먹기 시작한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케이크입니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부쉬 드 노엘 ‘윈터 블랙 포레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초콜릿 가나슈로 나무의 결을 표현해 묵직한 달콤함을 표현한 윈터 블랙 포레스트는 20일부터 31일까지 비발디파크, 델피노, 쏠비치 등 소노인터내셔널의 9개 사업장에서 판매합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부쉬 드 노엘 ‘라 부쉬 일루미나시옹(La Buche d’Illumination)’을 선보였는데요. 이 제품은 ‘빛의 도시’ 파리의 가로등처럼 크리스마스의 밤을 밝히는 '캔들 리추얼(Candle Ritual)' 콘셉트를 표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도 부쉬 드 노엘을 선보였습니다.
◆심화되는 양극화에 ‘스몰 프리미엄’ 선호 현상도 나타나
호텔업계의 케이크 경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가성비 케이크부터 초프리미엄 케이크까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더욱 심화된 양극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비주얼과 합리적인 가격의 케이크를 동시에 원하는 ‘스몰 프리미엄’, ‘스몰 럭셔리’ 소비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한 니즈를 파악해 일반 카페와 베이커리업계에서도 관련 케이크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제리는 지난해 처음 출시한 ‘부쉬 드 노엘’을 리뉴얼한 버전으로 선보였는데요. 프랑제리만의 레시피로 개발된 가나슈 몽떼(ganache montée) 크림의 맛이 특징이며, 3만9900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인기 캐릭터 ‘몰티즈 앤 리트리버’와 협업한 케이크를 선보였는데요. 이중 ‘리트리버 부쉬 드 노엘’을 1만798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프랑제리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합리적인 가격의 캐릭터를 선호하면서도 비주얼적인 가치가 높은 케이크들을 함께 찾는다”라며 “프랑제리에서는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따라 호텔 출신 파티쉐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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