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내수 부진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대비 1.9%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인 10개 분기 연속 하락했습니다. 이렇게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백화점 3사는 올해 3분기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백화점 3사는 일제히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6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외형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5683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2.1%, 11.0% 감소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매출 75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8.0% 줄었습니다.

세 곳 모두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지만, 이들에게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리뉴얼’이라는 키워드 아래 계획된 투자를 이어갔기 때문이지요.

신세계백화점 측은 강남점과 대구점, 타임스퀘어 등 주요 점포 리뉴얼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늘어난 투자에도 선방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커넥트현대 부산 등 일부 점포 리뉴얼 공사로 인해 영업이 일시 중단된 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했지요.

롯데백화점은 인천점의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와 프리미엄 뷰티관, 본점 스포츠&레저관, 타임빌라스 수원 등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을 진행해 왔습니다. 주요점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및 구조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습니다.

오랜 기간 무더웠던 날씨로 인해 백화점의 가을·겨울(FW) 패션 매출 신장이 늘어나지 않은 영향도 백화점의 수익성 악화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는 백화점 업계 전체 매출 통계로도 확인되는데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공개한 9월 유통업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백화점의 여성 정장(-9.0%) ▲남성 의류(-8.2%) ▲여성 캐주얼(-3.4%) ▲아동·스포츠(-1.8%) 등 대부분 주력 패션 상품군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백화점 3곳은 4분기 연말 성수기를 노리고 대대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3분기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달부터 대체로 평년 기온을 되찾으면서 의류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각자의 전략대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차별화된 오프라인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4분기 본점 본관 ‘신세계스퀘어’ 신규 공개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일, 신세계스퀘어의 오픈을 알리는 점등식 행사에서 크리스마스 영상을 선보여 화제가 됐지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Pursuit of Christmas Moments)’라는 주제로 선보인 이번 영상에는 신비로운 크리스마스 성으로 변신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태어난 거대한 리본의 이야기를 크리스마스 장면들과 함께 담았다.

롯데백화점은 역대급 한파가 예보된 4분기에 겨울 패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패션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패션페어, 우수고객 행사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여기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인증샷 성지로 인기를 끈 잠실 ‘크리스마스 마켓’ 규모를 올해 더욱 확대하고 타임빌라스 수원에서도 동시 진행하는 등 연말 성수기 집객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약 2만여개의 LED를 활용한 외벽 라이팅 쇼를 진행해, 롯데백화점 본점을 무대로 ‘크리스마스 쇼타임’을 펼칩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을 저격합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더현대 서울,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테마 연출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공간을 제공하고, 젊은 층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선물한다는 구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