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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 정국 속 ‘韓 여행 주의보’…플랫폼도 예의주시

이나연 기자
5일 오후 서울 명동 빌딩에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는 모습. 2024.12.5 [ⓒ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명동 빌딩에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는 모습. 2024.12.5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으로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 해외 각국이 한국을 ‘여행위험 국가’로 지정하면서 국내 여행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여가·여행업계는 인바운드(방한 외국인) 관광 관련해 당장 체감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향후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을 기점으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가 자국민 보호를 위해 ‘한국 여행 주의보’를 공식화했다.

◆‘안전’이 최대 강점이었는데…‘여행 위험국’ 된 한국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김건희 특검법 부결 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호명하는 동안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2.7 [ⓒ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김건희 특검법 부결 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호명하는 동안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2.7 [ⓒ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일 비상계엄 해제 발표 이후에도 “잠재적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 평화 시위도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시위 진행 지역은 피하라”고 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역시 비자 발급 등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

영국 외무부는 “광화문과 국회 일대에서 시위가 예상된다”면서 한국을 여행하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 “구체적 조치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발표에 유의해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싱가포르는 주한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국 교민들에 침착함을 유지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을 권고했으며,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도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에도 대통령 탄핵 국면이 이어지자, 일부 국가는 한국의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여행 경보 등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머무르고 있거나 여행을 앞둔 외국인 중에서도 호텔 등 예약 서비스 업체에 한국 여행 가능 여부를 문의하거나, 안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일부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행·여가업계 “직접적 타격 작으나 상황 지켜볼 필요”

트리플 코리아 영어 서비스 예시 화면 [ⓒ 연합뉴스]
트리플 코리아 영어 서비스 예시 화면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연말연시 예정된 한국 여행 취소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기업 출장과 같은 사업적 목적이 아닌 개인 관광에서 눈에 띄는 타격은 포착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 관광에서 생각보다 예약 취소가 많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 시기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은 콘서트 등 특정 목적이 큰데 연말 공연만 봐도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기대보다 방한 관광객 규모 성장이 더딘 가운데, 정치적 혼란이 확대된다면 국내 여행업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마감하는 올해 방한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10월 누적 외래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약 888만명)보다 54.7% 늘어난 약 1374만명이다. 문체부 목표치에는 626만명가량이 부족하다.

정부가 외국인들의 방한 여행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국내 여가·여행 플랫폼들도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에 맞서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연내 야놀자 플랫폼과 합병될 인터파크트리플은 작년 3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여행 앱인 ‘트리플 코리아’ 일본어판을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영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달 27일 중국어 버전 앱도 선보였다. 야놀자와 함께 국내 대표 여가·여행앱으로 꼽히는 여기어때는 인바운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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