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자인 디지털금융⑦] ‘과징금 폭탄’ 피하려면…AI 레그테크로 리스크 대응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레그테크(Regulation+Tech)’는 AI 기술과 가장 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다. 규제 준수 작업을 효율화하고, 그 비용을 줄여주는 기술인 만큼, 레그테크에는 각종 데이터 분석과 모니터링 기술이 주를 이룬다. 이같은 레그테크 특성과 대규모 데이터 분석 및 처리에 특화된 AI가 만난다면, 효율성은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레그테크 핵심 활용 분야로 꼽히는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와 자금세탁방지(AML)는 금융사 입장에서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 분야 중 하나다. 금융사 내 이용자 거래량이 많을수록 회사 이익은 증대하지만, AML이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없이 아무 거래를 승인해 줬다간 금융당국으로부터 막대한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지난 2014년 기업은행은 이란과 연관된 1조원대 불법 거래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100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농협은행에서도 지난 2017년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미흡을 이유로 미국 금융당국에 약 110억원대 과징금을 내야 했다.
과징금이 걱정이라고 해서 밑도 끝도 없이 AML 및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경우, 이번에는 투자 비용과 이용자 유출이 걱정이다. 과도한 인증 체계는 이용자 피로도를 높이기 십상이다. 또, 실시간으로 계좌 상태 및 거래 성질을 살펴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이익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AML이나 컴플라이언스에 투입되는 비용과 과징금 및 이용자 유출 위험을 저울질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데 집중해야 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같은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레그테크를 찾게 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과도한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 보다 간편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금융사가 범죄 수익금 추적, 불법 목적 계좌 차단 역할을 해 주면서 범죄 활동을 간접적으로 저지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시작된 AI 열풍은 업계가 다시금 레그테크에 관심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포춘(Fortune)에 따르면, 레그테크 관련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128억2000만달러(한화 약 18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그테크 시장은 향후 연평균 23.6%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32년에는 859억2000만달러(한화 약 12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레그테크에서 AI가 활용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각종 문서 이미지를 학습한 LLM이 계좌 개설을 위해 제출한 인증서나 문서 등의 진위 여부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위한 고도화 작업에도 LLM이 활용될 수 있다. 또, 논리 추론 등이 발달한 생성형 AI를 활용한다면, IT 기술을 활용해 첨단화되는 각종 금융 불법 행위에 빠르게 대처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국내 금융사에서도 일찍이 AI를 레그테크에 녹여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지속 중이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일찍이 자금세탁방지(AML) 업무에 AI,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을 적용하는 ‘자금세탁방지 고도화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다. 해외 점포 대상 이상거래 탐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외부 컨설팅을 통한 ‘국외 점포 의심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도 실시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AML 고도화를 위한 머신러닝 모델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이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은 의심스러운 거래 가능성을 정량화된 등급수치로만 제공하던 기존 모형을 개선해 의심거래로 판단하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중요도별로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금융권에서 AI는 레그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 효율화 및 서비스 고도화, 새로운 형태 금융 상품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12월12일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제20회] 2025년 전망, 금융IT 이노베이션-“리디자인(Re-Design) 디지털 금융” 행사를 개최한다.
이 날 행사에선 신한은행 황인하 테크그룹장, iM뱅크 이상근 부행장, 토스뱅크 박준하 CTO가 자사의 디지털 리디자인 여정을 소개한다. 또한, 한국IBM, 유아이패스, 한국레드햇, 서비스나우,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의 오전 발표와 클라우드플레어, 와탭랩스, 제네시스코리아, 안랩, 세일포인트, 리미니스트리트, 토마토시스템, 인젠트, HPE 등 22개의 세션을 통해 디지털 금융 리디자인을 위한 기술 트렌드와 적용 방법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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