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發 악재에 휘청이는 슈퍼마이크로…반사이익 누린 델테크놀로지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이하 슈퍼마이크로)가 새 회계감사인을 선임하며 나스닥 퇴출 위기를 모면했지만, 같은 날 주요 고객사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는 전거래일보다 31.24% 폭등한 28.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슈퍼마이크로가 18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BDO USA를 새 독립 회계감사인으로 선임하고 나스닥에 규정 준수 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같은 날 대만 매체 UDN은 일론 머스크 AI 기업 xAI가 슈퍼마이크로에서 델 테크놀로지스로 AI 서버 주문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슈퍼마이크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주요 고객 중 한 곳을 잃게 된 셈이다.
슈퍼마이크로 회계 신뢰도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슈퍼마이크로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억달러 이상 수익을 부적절하게 조기 인식했다며 '광범위한 회계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슈퍼마이크로는 고객에게 배송되지 않은 제품이나 승인 없이 발송된 제품, 조립이 잘못된 제품까지 수익으로 계상하는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회사는 175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고, 찰스 리앙 최고경영자(CEO)는 210만달러 주식 판매 수익을 반환했다.
이러한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지난 8월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또다시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했고, 10월에는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언스트앤영(EY)이 감사인직을 사임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깊어졌다. 더욱이 이번 나스닥 상장폐지 위기는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xAI 계약 무산은 상징성이 크다. 지난 6월 머스크가 직접 "델과 슈퍼마이크로가 각각 절반씩 서버 랙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던 계약이 5개월 만에 전면 수정된 것이다.
xAI는 챗GPT에 대항하기 위한 AI 챗봇 '그록'을 개발 중이다. 머스크 CEO는 그록2 모델 훈련에만 약 2만개 엔비디아 H100 GPU가 필요하며, 그록3 이상에는 10만개 H100 칩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대규모 물량이 모두 델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반면 델은 슈퍼마이크로 위기로 AI 서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델은 이미 전체 매출 12%를 AI 서버에서 창출하고 있다. 델은 지난 2분기 32억달러 규모 AI 서버를 출하하며 전년동기대비 80%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xAI 대규모 수주까지 확보하면서 AI 서버 시장에서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AI 서버 높은 구축 비용과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기존 고객사들의 즉각적인 대규모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신규 주문에선 델과 HPE 같은 검증된 기업들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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