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4] '트랜스 미디어'·'도전'·'존재감 강화'…게임사 수장들이 밝힌 성장 전략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부산 벡스코에서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선 직접 걸음한 각 참가사 수장들의 발언을 통해 나름의 셈법과 미래 청사진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크게 ‘멀티 플랫폼 및 트랜스 미디어’, ‘도전’, ‘존재감 강화’라는 핵심 전략 아래 회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 “멀티 플랫폼·트랜스 미디어로 글로벌 공략”
지난 14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PC와 콘솔, 모바일을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IP(지식재산) 확장과 연계에 중점을 둔 트랜스 미디어가 향후 게임산업 핵심 방향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게임업계 1세대 개발자인 방 의장은 업계 트렌드를 미리 읽고, 이에 따른 사업적 전략을 과감히 추진해 ‘승부사’로 불린다.
방 의장은 “향후 어떤 미디어나 플랫폼이 우리 산업을 새로운 성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2~3년 내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흐름은 크게 두 가지다. 요즘 개발되는 게임들의 30~40%는 멀티 플랫폼으로 이동 중이다. 넷마블에서 개발되고 있는 게임의 70~80%도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랜스미디어 전략도 미래다. 넷마블은 5~6년 전부터 이런 전략을 구사해왔다. 국내외 유저들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IP를 새로운 게임 스토리와 연계하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연동한다면 소재 고갈이나 미디어 한계를 벗어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자사가 지난 5월 유명 웹툰 IP를 기반으로 모바일·PC 플랫폼에 출시한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를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러면서 ‘왕좌의게임’ IP로 만든 이번 지스타 출품작 ‘왕좌의게임: 킹스로드’로 이러한 전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장기적인 전략 하에 앞으로도 자체 IP를 발굴하는 한편, 국내외서 경쟁력 있는 IP와 여러 플랫폼을 활용한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며 “게임 장르와 게임성, 타깃 고객과 마켓에 따라 조금씩 전략을 달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영·김태영, “그동안 안 했던 것 하겠다”… 한상우 “잘하던 걸로 글로벌 도전”
지스타에서 만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김재영 의장, 웹젠 김태영 대표는 그동안의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15일 신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오딘’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 지스타에선 그러한 성공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각기 다른 장르와 플랫폼의 도전적인 작품들을 준비했다”며 “계속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으로 큰 성공을 거둔 라이온하트는 이번 지스타에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내고 ‘발할라서바이벌’, ‘프로젝트C’, ‘프로젝트S’, ‘프로젝트Q’ 등 4종의 신작 게임을 소개했다.
각각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서브컬처, 루트슈터, MMORPG 게임으로 장르와 플랫폼을 달리한 것이 특징이다. ‘넥스트 오딘’이 아니라, 개별 타이틀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였다.
김 의장은 “이번 지스타를 통해 보완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알 수 있었다”며 “계속해 도전적인 게임을 만들고,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며 발전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웹젠의 수장 김태영 대표는 시대를 호령한 MMORPG인 ‘뮤’ 의존에서 벗어나 서브컬처라는 신항로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웹젠은 이번 지스타에 자사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 퍼블리싱하는 오픈월드 서브컬처 게임 ‘드래곤소드‘ 부스를 내고 게이머들을 만났다. 김 대표는 “뮤 IP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브컬처는 워낙 유저 취향이 세분화돼있다. 모든 분들을 만족시키면 물론 좋겠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일률적으로 서브컬처로 묶어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세분화된 유저들의 니즈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부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 웹젠은 올해 외부 개발사에 총 4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신규 IP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신생 게임 개발사 파나나스튜디오에 재무적 투자를 진행, 카툰렌더링 기법을 활용한 3D 턴제 게임 ‘프로젝트세일러’ 퍼블리싱 우선 협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는 ‘잘 하던 것’으로 글로벌에 도전장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현장에서 글로벌을 겨냥한 PC·콘솔 게임 라인업이 늘어난 것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후발주자로서 시장에서 그동안 성과를 거뒀던 것을 더 크게 이뤄나갈 수 있는 그림이 뚜렷하지 않은 점은 아쉽기도 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개발사들이 그간 쌓은 서비스 경험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도 부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라이징, ‘아키에이지워’ 등 MMORPG를 퍼블리싱해 고성장을 이뤄냈다. 향후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해 선보이는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프로젝트Q 역시 대작 MMORPG다. 한 대표는 “그런 면에서 지금 우리가 준비 중인 작품들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 준비 중인 PC 콘솔 게임도 많다”고 말했다.
◆정우용·정철호 “존재감 강화하겠다”
하이브IM 정우용 대표와 컴투스홀딩스 정철호 대표는 새로운 게임과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각자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IM은 이번 지스타에 처음으로 B2C(소비자 대상) 부스를 내고 AAA급 MMORPG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을 선보였다. 하이브IM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야심작으로, 모회사 하이브(HYBE)의 그늘을 벗어나 종합 게임사로서 존재감을 끌어올릴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장에서 만난 정우용 대표는 “아키텍트는 저희가 본격적인 종합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첫 타이틀이다. MMORPG에 새 지평을 열었으면 좋겠다. 하이브IM도 이를 통해 게임 서비스사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스타 B2B(기업 대상) 부스를 통해 자사 백엔드(GBaaS) 서비스 ‘하이브(hive)’를 소개한 컴투스홀딩스는 글로벌로 서비스 보폭을 넓혀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인증, 결제, 서비스 지표 분석 등 게임 외적인 요소를 한 번에 해결해 주는 단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해 개발자가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달까지 국내외 90여개 게임사가 활용 중으로, 내년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철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컴투스 그룹의 글로벌 서비스 기술 리더십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함께 개척할 파트너들과 많은 상담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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