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GU+ SSP만 할 수 있다…"AI가 자동으로 광고 골라내"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AI 기술이 워낙 많이 발전한 덕분에 그걸 활용해서 (광고를) 검수하는 기능까지 추가하게 됐습니다. AI 소재 검수 시스템의 정확도는 과거 집행된 소재 약 2700여개로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99.4% 정도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지난 11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만난 이승미 LG유플러스 광고플랫폼개발팀 기술책임과 김태경 광고플랫폼개발팀 책임<사진>은 광고 판매 플랫폼(Supply Side Platform·SSP)에 도입한 인공지능(AI) 검수 시스템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수작업의 영역이었던 광고 검수 과정까지 AI로 자동화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GU+는 왜 SSP를 내재화했을까
앞서 LG유플러스는 올해 주요 연구·개발(R&D) 중 하나로 'SSP의 내재화'를 꼽았다. LG유플러스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2분기 연구과제'에 '광고SSP 내재화 개발'이 최상단에 위치할 정도였다. SSP를 내재화한다는 것은 솔루션 형태로 외부 개발사에서 진행하던 SSP 서비스를 자체 개발시스템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하고, 자사 매체에 광고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SSP의 성격과도 연관성이 있다. SSP는 특정 매체(서비스, 앱, 홈페이지 등)의 광고 인벤토리(영역 혹은 공간) 판매를 지원·관리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광고주가 다양한 매체에 광고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DSP와는 다른 개념이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매체의 광고 인벤토리 판매를 위해 외부 SSP를 이용하는 만큼 SSP를 내재화하거나 자체 개발할 경우,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은 물론 수익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R&D를 통해 SSP를 지난 8월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 광고플랫폼개발팀은 자체 SSP를 구축한 데 이어 'GPT'와 '제미나이'를 활용한 광고 검수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내부 테스트를 거쳐 완성한 AI 자동 검수 시스템은 지난 10월 15일 오픈 후 ▲포동 ▲모바일 ▲U+멤버십 ▲PASS ▲U+페이지 ▲스포키 ▲스마트홈 등 자사 매체 10여곳에 적용된 상태다.
김태경 책임은 "SSP는 외부에 송출한 광고가 노출되면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내부 매체 측면에서도 U+멤버십 앱에 접속한 이용자가 내부 광고를 보고 스포키나 U+모바일tv로 유입되는 형태처럼 데이터 플라이휠(선순환)을 통한 매체 간 활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유플러스가 도입한 AI 검수 시스템은 매체의 니즈를 반영해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해당 기준에 따라 선정적인 이미지나 어울리지 않는 광고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모든 광고 소재를 직원들이 하나씩 다 확인했어야 했던 시스템에서 AI가 1차적으로 승인 여부에 대해 1차적으로 필터링하고, 업종에 대한 정보를 함께 표기해 운영자의 소재 검수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승미 기술책임은 "예를 들어 모바일 매체에 이상한 광고가 나왔다는 VoC(고객의 소리·민원)가 들어온다면 이는 서비스 품질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된다"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VoC가 들어오기 전까지 검수를 할 시간도 부족하고 매체에서 원하는 품질높은 광고 송출 부분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을 사전에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AI를 활용한) 소재 검수 자동화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AI 소재 검수 기능만의 차별적인 특장점은 매체가 원하는 광고를 높은 품질로 송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배너 이미지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음성, 동영상 광고 영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부분도 차별화 포인트다. 일반적인 SSP에선 구현이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김태경 책임은 "반려가구 커뮤니티 플랫폼 포동으로 예를 들면 매체 서비스 퀄리티를 위해 반려동물 관련 광고만 나왔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다"며 "기존 SSP에선 특정 분야만 선별해 광고를 송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지만 저희는 AI를 적용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여부까지 선별하는 작업을 통해 반려동물 외에 다른 광고는 모두 필터링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익시' 아닌 '챗 GPT·제미나이'…이유는?
그렇다면 LG유플러스는 왜 자체 AI 기술인 '익시(ixi)' 대신 오픈AI의 'GPT'와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을까.
이는 익시의 서비스 고도화 및 이중화에 대한 안정성 때문이다. 현재 LG유플러스가 개발한 AI 검수 기능은 이미지 뿐 아니라 동영상까지 걸러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텍스트 외에 이미지, 영상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지원이 필수적이다.
김태경 책임은 "익시는 현재 멀티모달까진 지원하지 않는 상태"라며 "외부 LLM을 혼합해서 쓸 수 있도록 (AI 검수 기능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향후 익시가 멀티모달을 지원하면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경 책임은 "구조상 GPT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제미나이 쪽으로 호출되는 형태로 개발했다"며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이중화 구조로 설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GPT와 제미나이의 기술적 안정성도 관련 기술을 채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승미 기술책임은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품질과 그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야 했다"며 "도출한 결과를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받은 데이터를 저희 기준에 맞춰 다시 한 번 평가하는 기술을 적용했기에 관련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GPT와 제미나이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확장 가능성 열려 있다"…기술 고도화 방향성은?
LG유플러스는 SSP에 적용한 AI 광고 검수 기능을 고도화시켜 향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승미 기술책임은 "내부 테스트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AI 검수 기능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품질을 더 높일 방안을 찾고 있다"며 "SSP뿐만 아니라 다른 광고 플랫폼에서도 검수가 필요한 만큼 확대 적용할 가능성까지 기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책임은 "소재 검수 외에도 여러 분야에 AI 적용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특정 LLM을 고집하기보단 요즘 나오는 모델들에 대해 테스트하며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플랫폼 분야에서의 AI 활용성은 지난 2022년 서비스를 오픈한 통합 광고 플랫폼 'U+애드(AD)'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U+AD에 AI를 적용해 광고 성과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오픈한 바 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익시에 광고리포트를 학습시켜 U+AD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태경 책임은 "LG유플러스가 AX 컴퍼니를 지향하는 만큼 각 시스템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광고 플랫폼도 AI 활용 차원에서 광고 리포트나 소재 검수에 적용을 했고 이 외 다른 기능에 AI를 적용하면서 AX(AI 전환)화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술책임은 "자사 매체 외에도 일반 외부 고객사를 받을 수 있는 게 진정한 SSP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SSP를 갖추지 못한 외부 고객사까지 접점을 확장할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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