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론' 속 조용한 추모…故 이건희 회장 4주기, 이재용 등 유족·사장단 참석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기 추도식이 25일 오전 경기 수원 이목동 선영에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이 참석했으며, 다소 업숙한 분위기 속에서 선대 회장을 추모했다.
오전 10시30분 검은색 세단을 타고 온 이재용 회장에 이어 다른 유족들도 오전 11시를 전후로 도착했다. 유족들은 별도의 행사 없이 헌화하고 고인에게 절을 하는 등 간소하게 추도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40여분간 선영에 머물렀다.
지난 2022년 이 선대회장 2주기에 직접 참석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 회장의 삼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화를 보냈다. 평소 이 선대회장과 김 회장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사장단은 유족들에 앞서 오전 9시43분께 약 10분간 검은색 승합차6대로 줄지어 도착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장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50여명의 사장단은 20여분간 고인을 추모했다.
4명의 부회장을 시작으로 5명씩 함께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 회장은 추모 후 경기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사장단과 함께 오찬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매년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진행했으며, 올해 오찬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선대회장의 기업가정신을 되새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계열사 사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이 회장은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오찬에서도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은 대내외적인 위기론에 휩싸이면서 이 회장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뒤이을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영 선언은 지난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발언으로 대표되며, 삼성은 해당 선언 후 그룹 혁신을 거쳐 삼성은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8일 공시된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에 반도체 사업을 DS부문장이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냈을 정도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게다가 노사 갈등까지 삼성 안팎에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 선대회장 4주기를 앞두고 고인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재조명했다. 24일에는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이 선대회장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공연장 로비에는 이 선대회장의 추모 공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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