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전환 ‘데스밸리’ 극복할 묘책?...정부 지원책 놓고 업계 촉각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 이 정책이 SW기업들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SaaS 기업들은 현재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시장 불확실성으로 민간 투자가 급격히 위축됐고, 초기 단계 SaaS 스타트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로 인해 기업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전통적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SaaS 모델 전환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소프트웨어 기업이 SaaS 전환을 할 땐 당장 적자를 감수하고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며 “어도비 같은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이 SaaS로 전환할 땐 2~3년간 저성장 구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부는 지난 18일 개최한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4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계획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클라우드 정책방향을 담고 있다. AI‧민간 주도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삼고 클라우드 도입 전면화, 경쟁력 제고, 생태계 활성화 등을 3대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내놓은 SaaS 활성화 정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요약된다. 먼저 공공부문 SaaS 도입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신규 및 재구축 정보화 사업 추진 시 민간 SaaS 이용을 우선 검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인공지능(AI) SaaS 성장을 전주기로 지원한다. AI·SaaS혁신펀드와 SaaS전환지원센터 조성 등을 통해 민간 주도 SaaS 생태계로 전환도 꾀한다.
이러한 정부 SaaS 활성화 정책에 대한 업계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공공부문 SaaS 도입 확대는 안정적인 수요 창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SaaS 도입·전환 검토 결과를 ISP 예산 확보 단계에서 제시하도록 사전검토를 강화했다. 해당 부분은 정부기관이 보다 앞 단계에서 클라우드 활용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SaaS 도입을 우선시하는 기준은 구체적으로 더 협의를 해봐야 한다”며 “중요한 안보시설이나 사법 등 내밀한 데이터‧시스템의 경우 클라우드 사용이 쉽지 않아 예외적으로 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다년도 지원 방안이다 이 관계자는 “SaaS 스타트업이나 전환 기업들은 초반 몇 년간 '데스밸리' 기간을 겪게 되는데, 이를 위해 단년도(1년 단위) 지원이 아닌 다년도 지원 방안도 내년이나 내후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년도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SaaS 기업의 경우 초기 몇 년간 당장의 수익창출보다 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 지원은 기업 생존과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 예산의 연속성 보장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다년간 안정적인 지원이 보장된다면 기업들은 더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정부의 정책 기조나 예산 상황에 따라 다년도 지원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경우, 이를 전제로 계획을 세운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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