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14곳 중 11곳 적자…SO 비상경영 진단한다
전체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3개 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황이 어려운 사업자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20.8%를 기록했으며,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6.7%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속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일부는 이미 '한계사업자'로 전락한 가운데 유료방송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라도 케이블 진흥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황희만·KCTA)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케이블TV 업계 리더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케이블TV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케이블TV 사업 실적은 2013년~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방송사업매출의 감소분을 일부 비방송사업에서 보전하고 있지만, 최근 고금리 추세에 따라 이 역시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케이블TV의 부채비율은 91.7%로 급증해 SO의 재무적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전문위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향후 5년간(2023년~2028년) 가입자는 1.2% 감소한 1179만5134명, 방송수신료 매출액은 연평균 6.7%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지난해 3874원에서 2028년 2905원으로 연평균 5.6% 감소해, 유료방송 사업의 본질인 방송수신료 재원이 취약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대가 지급 재원 기반 감소에 대해 유료방송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동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케이블TV가 직면한 한계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유료방송 생태계 전체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이 수석전문위원은 다음과 같은 현행 제도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콘텐츠 사용료의 경우 데이터 기반의 정산 방식을 도입해 유료방송사와 콘텐츠 제공사 간의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며, 케이블TV의 매출 감소를 반영한 징수율 조정과 함께 인터넷 포털사업자·OTT 같은 신흥 미디어 사업자들에게도 기금을 부과해 형평성을 맞춰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문위원은 "지역채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 광고 인센티브 제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의 지원을 통해 지역 방송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방발기금에서는 공익 목적의 투자(8VSB, 제작투자 등)에 소요된 비용을 차기 연도 분담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의 도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비상 경영 위기 속 케이블TV의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의견도 수렴됐다.
남인용 국립부경대학교 교수는 "지역채널은 지역 문제 해결, 재난방송,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역채널 발전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으로 지역종합유선방송발전지원을 위한 조례의 전국적 확산과 특별법의 제정까지 이뤄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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