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운영 1년도 안됐는데…첨단·최신과 거리 먼 ‘차이냐오 항저우 DLJ 창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8명이 붙어서 해야 하는 물류 분류 작업을 척척 해내는 솔루션이 중국 항저우 차이냐오 항저우 DLJ 창고 한복판에 설치됐다. 그 이름은 바로 ‘번개 분류’(闪电播)다. 번개처럼 분류 속도가 빠르게 실행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난 3일(현지시각) 중국 항저우시 절강성 첸탕구 ‘DLJ항저우 캠퍼스’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창고를 방문했다.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에서 버스로 약 1시간을 달린 끝에 엄격한 기계 경비에 둘러싸인 창고의 모습이 나타났다.
시시 캠퍼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이 번개 분류 솔루션을 한국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공개하기 위해 이 창고로 안내한 뒤, 이를 물류 비용 절감 비법으로 꼽았다. 직원들은 번개 분류가 작업해둔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고 포장하는 식이다.
사실상 첨단을 강조하고자 이 창고에 한국 언론을 초대한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첫인상부터 끝인상까지 첨단이란 단어의 사례는 번개 물류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창고는 지난해 6월부터 건설이 시작됐고 같은해 10월부터 공식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기대만큼의 최신식 시스템은 없었다.
직원들은 포장뿐만 아니라 일일이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서 옮기는 등 단순한 업무마저 땡볕 같은 더위에 선풍기 몇 대에만 의존한 채 해내야 했다. 차이냐오 크로스보더 창고 내에서 최첨단 설비를 알리바바가 자랑하는 창고였음에도, 실제로 보니 첨단이란 글자와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2000년~1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물류센터가 해당 창고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이 창고는 국제공항에서 25㎞, 기차역에서 37㎞ 거리가 떨어져 있고, 1만70㎡의 창고 면적으로 구성돼 있었다. 강철 플랫폼도 추가 설치돼 있었는데, 해당 면적은 6800㎡ 수준이었다. 국제 특송을 위한 160만개의 저장 공간을 갖췄다.
이 창고에서는 하루 최대 40만건의 주문을 처리해 차이냐오 국제 전체 일일 처리 물량의 약 12분의 1, 즉 8% 가량을 담당하고 있었다. 주요 발송지는 유럽이며, 미국과 중동 등으로 가는 상품도 DLJ 물류창고에서 합포장 처리된다. 전 세계 1억5000만명 고객을 둔 알리익스프레스 물량도 이곳에서 다뤄진다.
인력 수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미공개됐다. 다만 스마트 자동화로 인건비 등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펼쳐 물류비를 확 낮춘 것 같은 모습이 곳곳 눈에 띄었다. 또한, 한국으로 발송되는 상품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웨이하이 물류센터로 보내진다.
이 창고는 제3세대 작업 모드로 운영되며, 차이냐오 물류 기술팀이 전체 창고의 설계와 설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집하 창고에 처음으로 직선 분류기, 번개 분류 및 반자동 공급대 장비 솔루션이 도입됐다. 작업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번개 분류는 총 7대가 도입돼 있었다. 차이냐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 전체 물류 창고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동일 면적에 미도입된 센터보다 번개 분류가 지닌 효과는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차이냐오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의 번개 분류 기계가 한 시간에 3500~4000건을 처리할 수 있는 반면, 수동 작업은 고작 600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번개 분류는 동작이 간단하고 신속하며, 칸을 식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이냐오 관계자는 “작업자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교육이 간단하며, 기계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도가 높다”며 “번개 분류는 총 120개의 분류 칸을 제공해 수동 작업의 30개 칸보다 효율적이며, 대형 주문을 처리하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창고 내 피킹 효율성을 높이고, 합포 작업 시 경로를 줄여 인력을 최적화할 수 있다”며 “사람 8명이 하는 일을 번개 분류가 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전 창고에 무선 주파수 식별(RFID) 시스템을 도입해 대형 화물의 운송 경로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해당 기술 역시 국내 세탁 서비스 플랫폼이 운영하는 스마트 공장에서도 흔히 운영된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 여느 스마트 공장에서든 쉽게 볼 수 있거나 적용된 시스템이어서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차이냐오 관계자에 따르면 RFID 기술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실시간 전송 및 재고 데이터의 추적을 구현할 수 있다. 10분만에 재고 파악이 가능한 것이다. 만약 상자 내부에 RFID 태그가 부착돼 있다면, 배치부터 생산 시간, 유통 기한, 공장 출고 시간, 보관에서 배송까지의 경로, 전국의 물류 창고까지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추적된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전체 공급망을 시각화하고, 생산과 유통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각 링크의 재고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이냐오 관계자는 “만약 한 소비자가 여러 택배를 주문하면 그 택배들이 한데 묶여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RFID 기술이 더해진 만큼 안내 문자가 담당 직원에게 가게 되면 해당 직원이 불필요한 경로를 줄여나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4년부터 차이냐오는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플랫폼의 중소형 크로스보더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적합한 크로스보더 특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새로운 서비스인 ‘초이스’(Choice)를 지원하기 위해, 차이냐오는 글로벌 스마트 물류 네트워크와 엔드투엔드 역량을 업그레이드했다. 전세기를 활용하고 해외 창고를 이용해 직송 능력을 강화하고, 판매자들이 전 세계 배송을 통해 완전한 글로벌 물류 관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역량으로 전량 위탁 서비스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적시’ 배송, 창고 간 주문 통합, 웨이브 처리 등 알고리즘 기반 기술을 사용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피크 기간에도 유사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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