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노후화 행정망 ‘시한폭탄’…국회 지원사격 필요한 이유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공무원 수십만명이 쓰는 중요한 시스템인데, 지금 멈춰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노후화돼 있습니다. 정말로 언제 (시스템이) 죽어도 할 말이 없는 위급한 상황이라니까요.”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사업’을 계획하는 가운데, 28일 한 관계자는 현 행정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17개 광역시도 공무원이 사용하는 ‘시도행정시스템’과 28개 시군구 기초단체 공무원이 사용하는 ‘새올행정시스템’은 각각 2004년, 2006년에 구축돼 현재 20년이 넘은 노후화된 상태다.
다행히,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024년 제6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통해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통과시켰다. 총사업비는 3년 구축비, 5년 유지보수비를 포함해 총 8년간 6807억원이다. 지자체도 함께 분담할 예정이다. 다만, 예타 결과인 만큼 최종 사업규모와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행안부는 이 사업을 2019년부터 추진해, 6번의 도전 끝에 기재부 예타 심사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대국민 행정전산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노후화 장비 교체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실패로만 끝났던 해당 사업이 고개를 들게 됐다.
이제 행안부는 정보시스템마스터플랜(ISMP) 정보화 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사업비 규모 등을 산정할 예정이다. 현재 관련 절차를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 이 단계가 끝나면 사업공고를 내고 구축사업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동시에, 국회에서는 내년에 행안부가 ISMP 정보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부안 예산을 심의하게 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예산소위 등을 거친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및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12월경 결론이 난다. ISMP 예산은 약 9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다만 행정시스템 노후화는 한시가 급한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국회는 ISMP뿐 아니라 전반적인 구축 사업 심의를 올해 마쳐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37만명 이상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중요한 시스템이지만, 장비 노후화로 지방행정 디지털전환은커녕 대국민 서비스 장애까지 우려 되기 때문이다. 또, 행안부가 6년 전부터 해당 사업을 계획했던 점도 반영해야 한다. 특히, 단순히 장비교체에서 끝나지 않고 행정업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디지털전환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 행정망 마비 사태는 올해 행안부 국정감사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국회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운영 실태 등을 크게 질타했고 일부 의원들은 법개정까지 추진했다. 행정망 안전성에 대한 국회 관심이 큰 만큼, 시스템 전환의 시급성을 조속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조기에 시스템을 전환해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노후화된 장비에서 문제라도 생기면 업무 환경뿐 아니라 대국민 서비스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행정망 장애 사태로 이견이 없는 만큼, 국회와의 공감대를 잘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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