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블록체인 기반 지식재산권(IP) 인프라 플랫폼 ‘스토리’ 초기 개발사인 PIP랩스가 세계적 벤처캐피털의 주도로 8000만달러(약 1092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PIP랩스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카카오에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매각했던 이승윤 최고경영자(CEO)와 구글 딥마인드의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 제이슨 자오 최고프로토콜책임자(CPO)가 공동 창업했다.

22일 제이슨 자오 PIP랩스 공동 설립자 겸 CPO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자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윈윈(WIN-WIN)’을 추구하겠다”라고 밝혔다.

AI 기술 발전과 대중화로 누구나 손쉽게 IP 창작자가 되는 시대가 왔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창작자 동의 없이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PIP랩스는 블록체인(웹3) 기술을 활용해 수조 달러 규모 IP 시장을 토큰화함으로써 유동성을 공급하고 창작 활동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창작자가 자신의 IP를 보호하고 확대할 수 있는 생태계를 확산시켜 IP와 AI 시장 모두에 득이 되는 산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스토리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IP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래머블 IP 플랫폼이다. 창작자들은 스토리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IP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업로드하고 이를 토큰화할 수 있다.

토큰화된 IP는 블록체인상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저장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기록으로 남는다. 이를 통해 창작자들은 IP에 대한 소유권을 명확히 하고 이를 재창작, 판매, 배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권리와 수익을 보호받을 수 있다.

현재 스토리 플랫폼상에는 이미 200개 이상 팀이 2000만개 이상 IP를 대상으로 IPFi(IP Finance), AI, 소비자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승윤 PIP랩스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이 창작자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어떠한 보상도 지급하지 않은 IP로 자사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며 “이는 본래 창작자에게 가야 할 모든 트래픽을 가져감으로써 잠재적 수익원까지 빼앗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스토리는 인터넷 공간에서 행해지는 창의적인 실험이 가능하고 계속해서 번영할 수 있도록 중개인을 제거하고 창작자와 AI 산업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식을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승윤 대표는 “창작자들은 스토리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IP에 대한 소유권과 라이선스를 메타데이터 형태로 프로그래밍해 명시하고, AI 모델은 명시된 데이터를 준수해 복잡한 법적 절차 없이도 창작자들에게 공정한 수익을 즉각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말 스토리 메인넷 출시를 앞둔 PIP랩스는 IP 개발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 시작인 ‘프로그래머블 IP(PIP) 서울’이 한국 블록체인 위크와 프리즈 서울 컨퍼런스 기간인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이번 투자는 전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 주도로 폴리체인 캐피탈이 참여했다.

삼성 넥스트, 스태빌리티 AI의 부사장이자 이사회 구성원인 스콧 트로브리지, TPG 캐피털 회장 데이빗 본더만, K11 설립자 에이드리언 청, 하이브 설립자 방시혁 의장 등도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PIP랩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억4000만달러(약 1910억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