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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간담회 판매자들 “긴급경영안정자금, 일정 신속히 확정돼야”

왕진화 기자

티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구제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일정 등 구체적인 스케줄을 빠르게 확정해달라는 설득과 함께,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에 대한 엄벌을 거듭 요청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언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티몬·위메프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에선 소상공인과 정부 부처, 산하기관의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간담회는 소상공인이 질문이나 처해진 상황을 발언하면 중소벤처기업부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문위원 등이 의견이나 대책, 대안 등으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도소매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저희 업체 경우 오는 6일이 정산기일 문턱인데, 시일이 지나면 이 자리에도 못 나오는 판매자들까지 여럿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언제쯤 대출 가능한지 구체적인 스케줄이 나와야 사업계획 등을 수립할 수 있을텐데, 도대체 해당 금액을 언제 빌려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어 “안내된 관계부처 담당자 연락처로 연락해보면 대부분 모른다고 한다”며 “긴급경영안정자금이라고 정의를 했다면 이에 걸맞게 판매자들이 빠르게 숨통을 트일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하루빨리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국장은 “판매자 민원 상담 같은 것들은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간담회에서 들은 내용을 관련 부서 및 부처에 공유하고, 판매자 사정들을 감안해 (대출 등) 일정 확인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선정산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었던 일부 판매자는 은행의 협조를 받아 판매자들의 피해 규모를 빠르게 정확하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구글 폼 등으로 접수를 받을 수는 있을지라도 관계부처가 진위 여부를 신속히 파악하기 어렵고, 선정산을 받은 내역들이 금융기록인 만큼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역시 이를 갖고 있기에 피해 판매자 파악이 보다 쉬울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다만 선정산 대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던 판매자 일부는 “중소상공인들에게 정부가 대출을 해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정부와 금감원 등이 구영배 대표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큐텐그룹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으로 티몬·위메프에 피해금액 만큼을 고스란히 받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언주 의원은 “정부가 (소상공인 등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대출도 결국 빚”이라며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빚을 받아 또 갚아야 하는데,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을 받는 것은 맞지만 다시 갚아야 되는 상황에선 반갑지 않다. 우선은 그렇게 집행을 하더라도 정부의 잘잘못을 따져야 되며, 해양수산부나 농림축산식품부 등 각종 지자체도 판매자들에게 홍보하면서 입점 중개 역할한 것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부 및 지자체가 중개를 열심히 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홍보해주니, ‘설마 중간에서 돈을 떼먹겠나’ 생각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정부가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 대표가 과거 지마켓을 매각한 뒤 10년이 걸려 있었던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싱가포르로 건너가 설립했던 ‘지오시스’가 있다”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해당 회사의 지분들을 샅샅이 뒤져서 압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려지지 않은 피해 사각지대가 소비자·판매자 중심으로 많은데, 그 중에서 카드 할부나 휴대폰 결제로 상품을 구매한 피해자도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에도 금감원과 (티몬과 위메프를) 경영개선 업무협약(MOU)을 맺는 드문 현상이 발생했는데, 티몬·위메프가 금감원에 낸 경영개선 계획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어떻게 (티몬과 위메프를) 지금까지 둘 수 있었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이 증명되면 피해자들은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도 열리기에, 국가는 왜 방치했는지를 말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티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법적으로 대법원 판례를 보면, (해수부·농림부·지자체 등이 티몬·위메프에 입점 중개를 한 상황 등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며 “티메프가 이미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지원 사업자로 선정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들고, 관계법령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성실의무가 있다고 보인다. 총체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대변인은 피해구제 방법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확정할 것인지에 대해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게 현재로서의 주요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 대변인은 “중간 판매자들을 위해 코로나19 때 구축했던 시스템처럼 피해 신고 센터를 마련하고 정부 합동으로 긴급 신용 보증서를 발행하고 시중은행 등에 이를 가져다 주면 (대출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국장은 “금감원에서 민원 소비자와 판매자에 대한 민원 상담 가동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던 것 같다)”며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사이트에 들어가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금감원에 그런 부분을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적으로는, 이 상황을 중기부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이번 사태에 관련된 판매자들이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극복할 수 있도록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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