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머스크가 올해 안으로 자체 원통형 4680 배터리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생산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 사이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체 생산 중단 시, LG에너지솔루션 물량 대체가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모두에 4680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체 원통형 4680 배터리 수율 개선 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길이가 80mm인 원통형 배터리를 의미한다. 기존 2170(지름 21mm⋅길이 70mm)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5배, 출력이 6배 개선된 배터리로 테슬라가 자체 개발,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며 등장했다.

이후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과 네바다주 기가팩토리에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 생산 내재화에 나섰다. 당시 CEO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생산 내재화로 배터리 비용을 절반 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공급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후 모델 Y에 4680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생산량은 제한적이었고, 외부 배터리 공급 의존은 계속됐다.

4680 배터리 발표 후 4년이 흘렀는데도 양산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건식 공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건식 공정은 전극을 코팅하는 데 사용되는 습식 공정과 달리, 건조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공장의 바닥 면적을 줄일 수 있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는 이 건식 코팅 공정을 음극에는 성공적으로 적용했지만, 양극에는 아직 완벽하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활성화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웰링 현상과 하단부 레이저 용접 안정화 문제 등도 거론되고 있다.

4680배터리를 처음 출시한 지 4년이나 흐른 지금까지도 양산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CEO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팀에게 최후통첩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 팀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라며 "올해 안에 4680 배터리의 성능과 비용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라고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자체 생산 포기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한국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자체 4680 배터리 생산을 중단하면 자사 제품 대체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생산라인을 구축해 놓은 만큼, 실질적으로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하지만 일론 머스크 CEO는 예측불허의 기행적인 의사결정을 자주 했던 인물인 만큼 가능성이 작다고 말하긴 어렵다. 테슬라의 결정이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의 운명을 가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