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W 2025] “데이터 있는 곳에 AI를 배치하라…온프레미스 중심 전략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데이터를 AI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AI가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사티시 아이어(Satish Iyer) 혁신 및 에코시스템 총괄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가 개최되는 가운데 본지와 만나 이 같이 강조했다. 아이어 부사장은 델 테크놀로지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AI 부서 산하에서 스타트업·벤처 및 파트너들의 AI 전략과 기술 진흥, 생태계 개발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아이어 부사장이 언급한 데이터 중심의 AI 전략은 ‘AI는 클라우드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기존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기업 데이터의 상당수는 여전히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에 있다”며 “특히 고객 데이터, 금융 정보, 규제 민감 정보는 옮길 수 없기 때문에 AI를 클라우드에서 실행하기보다 데이터가 있는 온프레미스에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에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설계 철학이 반영돼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선호의 문제 또는 인프라 선택의 차원만이 아니라, 데이터가 기업의 자산이자 리스크가 되는 상황에서 물리적 위치와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이 곧 AI의 실행력을 결정짓는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한다.
실제로 퍼블릭 클라우드는 유연한 확장성과 글로벌 접근성 측면에서 여전히 강점을 지니지만, 반대로 데이터 이전 비용과 네트워크 대역폭 부담, 외부 노출 리스크 등의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금융·의료·제조처럼 민감 정보를 다루는 산업일수록 데이터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는 데 제약이 크다. 따라서 퍼블릭과 프라이빗 환경을 혼합하는 온프레미스 중심 하이브리드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AI가 데이터와 물리적으로 멀어질수록 비용이 커지는 반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번 행사에서 델의 일관된 메시지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회장은 같은 날 기조연설 발표에서도 “고객들은 점점 ‘데이터를 AI로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라 ‘AI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2년 내에 전체 기업의 85%가 생성형 AI 작업을 온프레미스로 이전할 것”고 말한 바 있다.
델의 AI 전략은 이 같은 관점을 기반으로 4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아이어 부사장에 따르면 이 4가지는 ▲델의 제품군 자체에 AI를 내장해 더 나은 효율을 제공하는 ‘AI in’ ▲고객이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도구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on’ ▲델 내부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AI for’ ▲스타트업부터 빅테크까지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AI with’로 요약된다.
이 중 가장 핵심은 고객의 AI 도입 여정을 지원하는 ‘AI on’일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델이 강조하고 있는 ‘델 AI 팩토리(Dell AI Factory)’가 바로 대표적 사례다. AI 팩토리는 컨설팅부터 구축·운영과 기술지원에 이르기까지 AI 도입 전 과정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제공하지만, 단일 플랫폼을 모든 고객에게 일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별 비즈니스 문제를 중심으로 맞춤형 설계를 지향한다.
아이어 부사장은 “많은 고객이 AI를 도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문제를 한두 가지 또는 세 가지씩 더 깊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 대부분이 전사적인 AI 전환보다는 개발자 생산성 향상이나 코드 지원 같은 구체적인 과제를 중심으로 도입을 시작하고 있으며, AI를 그 문제에 적용하면서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추세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델은 이러한 접근을 ‘공동 혁신(Co-Innovation)’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고객과 함께 특정 기술을 실험적으로 적용하고, 결과가 성공적으로 도출되면 제품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아이어는 “우리는 고객 공동 혁신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제품이 없더라도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객과 전문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최신 기술을 적용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델은 대기업 고객뿐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의 확장을 위해 스타트업 및 기술 파트너와의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어 부사장은 “우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 및 인도 등의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있다”며 “AI의 많은 혁신은 정말 작은 회사들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된 스타트업들도 델과 협력하며 온프레미스 환경에 맞는 제품을 병행 설계하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이러한 생태계 연계를 통해 델 AI 팩토리를 더욱 유연하고 확장성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에너지 서비스 기업 ‘월리(Worley)’는 델 AI 팩토리를 도입한 대표적인 스타트업 사례로 소개된다. 전세계 48개 지사를 통해 에너지 분야에서 종합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월리는기존 10만명의 직원이 수행하던 업무를 5만명의 직원이 할 수 있도록 회사 전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델의 AI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자체 AI 팩토리’를 구축해 생성형 AI 기반 사내 검색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이어 부사장은 “지금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매우 초기 단계지만, AI가 점점 보편화되고 유용해지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델을 선택할 것”이라며 “고객과 기업이 소비하는 디바이스에 점점 더 많은 AI가 들어갈수록 렌즈가 더욱 커질 것이고, 사용자들은 AI 엔터프라이즈 채택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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