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넥스트VM]③ KB금융도 탈VM웨어 검토…VM웨어 대체시장 경쟁 본격화

이안나 기자

최근 VM웨어 라이선스 변화와 향후 개발 로드맵에 대한 불확실성은 많은 기업 IT 인프라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대안 솔루션을 탐색하거나 탈(脫)가상화에 도전한다. <디지털데일리>는 격동 속에 있는 가상화 시장 모습을 조명하고,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IT 솔루션 업체들 전략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KB금융 본사 전경. ⓒKB금융지주
KB금융 본사 전경. ⓒKB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가격정책 변동으로 국내 기업들 가상화 솔루션 재검토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IT 정책으로 알려진 금융권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29일 디지털데일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최근 기존 VM웨어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을 검토하기 위해 일부 소프트웨어(SW) 기업에 ‘VM웨어 대안 검토를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다.

RFI에서 KB금융그룹은 “(현재) 사용 중인 VM웨어 대체 솔루션 제공 가능 사업자와 제품을 파악하고 공정한 제품 선정을 위한 정보제공 요청으로 KB금융그룹 요구사항에 대한 적합성 및 수행 능력 등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KB는 RFI를 IBM, 뉴타닉스, 티맥스클라우드, 오라클 등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비용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금융 부문 내에서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RFI는 구체적인 제안요청이라기보단 시장조사와 정보수집이 주 목적이다.

KB금융그룹의 사례에서 RFI를 사용한 것은 VM웨어 대체 솔루션에 대한 초기 조사 단계임을 보여준다. 금융 부문은 엄격한 규제 요구사항과 운영의 중요성 때문에 신기술 도입에 있어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RFI는 단순한 대체 솔루션 탐색을 넘어 금융권 IT 인프라 미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올해 VM웨어가 내놓고 있는 제품 전략과 가격 체계는 기존 구축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운영 비용 상승뿐 아니라 향후 신규 구축 시 예산확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 다변화를 통해 VM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직후엔 대안을 검토하는 기업은 많았지만, 실제 전환을 결정하는 단계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5월 이후부턴 곧 VM웨어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등 금융사를 ‘윈백(타사 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교체)’하는 건 솔루션 제공업체들에 단순한 계약성사 그 이상 의미를 갖는다. 금융권은 IT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성, 성능에 대한 요구사항이 매우 높다.

이런 금융기관을 고객을 확보한다는 건 해당 솔루션이 높은 기준과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켰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다른 금융사나 대기업에도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또한 금융권은 한 번 도입한 솔루션을 쉽게 교체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솔루션 기업들은 VM웨어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령 IBM은 VM웨어 라이선스 기한이 충분히 남은 기업엔 IT자원 최적화를, 곧 만료되는 기업에겐 VM웨어 가상머신을 보유한 퍼블릭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도구 ‘IBM터보노믹’을 제안하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선 VM웨어 대체를 위해 IBM 스토리지 퓨전 HCI 및 레드햇 오픈시프트를 일체형으로 서비스한다.

오라클은 VM웨어 환경을 클라우드에서 운영하기 위한 솔루션을 강조한다. 오라클 클라우드 VM웨어 솔루션 SDDC는 OCI 베어 메탈 컴퓨트 인스턴스에 구축되며, VM웨어 전용으로 별도 컴퓨트 인스턴스를 사용하는 타사 솔루션에 비해 간편하고 일관적인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HCI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뉴타닉스는 번들 상품을 판매하면서 VM웨어 대비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으며 국내 기업 티맥스클라우드는 맞춤형 솔루션을 앞세우고 있다.

또다른 IT업계 관계자는 “VM웨어가 브로드컴에 인수된 후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검증(PoC)에 돌입하는 등 빠르게 대처하고 있고, 금융권도 이제 (대안 시장으로) 오고 있는 것 같다”며 “금융사가 기존 VM을 다른 가상화 환경으로 전환할지 말지에 대해 검토한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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