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마이크론 'HBM3E' 출하량 증가에…일반 D램 품귀 우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강력한 AI(인공지능) 수요에 엔비디아 등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업은 하반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메모리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반 D램 품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더불어 올 2분기부터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시리즈의 첫 제품 B200 매출 반영이 시작된다. 올해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개한 블랙웰은 H100에 사용되던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블랙웰 기반의 B200은 엔비디아가 2080억개 트랜지스터가 탑재, 두 개의 다이와 24기가바이트(GB) HBM3E(8단)이 8개나 들어간다. 블랙웰 시리즈 GPU는 거대 언어모델 학습 등 생성형 인공지능 핵심 기술 분야에서 구동 성능이 이전작과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
B200 출하를 시작으로 향후 엔비디아는 시스템 전체를 판매하는 회사로 전환을 추진한다. B200 GPU 2개와 CPU 1개를 연결한 'GB200'도 판매할 예정이다. GB200은 'GB200 NVL72'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다. 이 시스템은 72개의 B200 GPU와 5세대 NV링크(칩을 빨리 연결하는 엔비디아 인터페이스)로 상호 연결된 36개의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36개의 그레이스 CPU가 결합돼 있다.
AI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제품으로 기대는 만큼, 생성형 AI 성능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엔비디아의 이 같은 제품을 도입하려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메모리 기업들은 하반기 고급 공정 웨이퍼 투입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HBM3E를 수요 폭증에 발맞춰 우선 생산에 나선 다는 의미다. 시장조사 업체 트랜스포스는 1alpha nm 이상 공정에 대한 웨이퍼 투입량은 연말까지 전체 디램 웨이퍼 투입량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함께 1beta nm 프로세스를 활용, 엔비디아에 HBM을 제품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로 남아 있다. 트랜스포스는 1alpha nm 공정을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2분기에 검증을 완료, 올해 중반쯤에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GB200은 내년 대량 생산할 것을 예상, 192·384GB 사양의 HBM3E 생산량도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되는 점은 HBM 생산에 할당된 웨이퍼 투입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D램 등 다른 공정의 생산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의 기본 자재로, 공급량은 제한적인데, HBM 생산에 더 많은 웨이퍼가 할당되면 당연히 D램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은 웨이퍼당 생산량이 D램보다 적기 때문에 비중이 늘어나면 일반 D램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며 "하반기 D램 공급 부족 현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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