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 차단 사실 아냐, KC인증 외에 안전성 방안 강구"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정부가 개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논란과 관련해 "국내 안전인증(KC인증)을 받지 않은 80개 품목의 해외 직구를 차단·금지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사과했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80개 품목의 해외직구 사전 전면 차단은 사실이 아니며, 물리적·법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했다. 어린이용 34개 품목,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등 80개 품목을 대상으로 KC 인증을 받지 않았다면 직구를 금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후 국민들 사이에선 정부가 개인 해외 직구 상품에 KC 인증을 의무화해 사실상 해외직구를 차단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차장은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렸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께 혼선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80개 품목을 대상으로 관계부처가 집중적으로 사전 위해성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전 조사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품목을 걸러서 차단하는 작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계획이며, 위해성이 없는 제품의 직구는 전혀 막을 이유가 없고 막을 수도 없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위해성 조사를 집중적으로 해서 알려드린다는 것이 정부의 확실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직구 안전성 확보 방안으로 제시됐던 KC 인증과 관련해 "KC 인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이정원 국조실 국무2차장 등 관계부처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Q. 이전 발표에서 80개 품목에 대해 KC 인증이 없는 경우 직구를 못 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여론을 수렴해 바뀐 것인가? 6월 중 시행하겠다는 위해성은 어떻게 확인하나
A. 기존에도 관계부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것을 판단해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었다. 식약처의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혹은 가품, 마약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건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것이다. 컨테이너로 들어오는 것 일일이 다 검사할 순 없으나 관체청의 스마트 통관을 활용한 샘플 검사 등을 통해 이미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대책은 80개 품목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위해성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하던 것보다 훨씬 더 조사를 강화해 위해성이 높은 제품만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인력 충원 등도 할 것이다. 나머지 제품은 기존처럼 직구가 가능하다.
Q. 이전 발표에서는 위해성이 큰 제품과 안전 인증이 없는 제품을 직구 금지한다고 했는데, 이번 브리핑에서 정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근거는?
A. 처음 발표에서 설명이 잘못 전달된 점을 인정하며 사과드린다. 처음부터 위해성 조사를 통해 위해성이 높은 제품만 차단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 부분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 현재 위해성을 단속하고 지금 검사할 수 있는 근거는 관세법 237조로 '국민 보건에 영향이 있을 때 차단 조치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임시 조치를 하게 돼 있는 상황이다.
Q. 법 개정을 통해 직구 차단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A. 6월 중 관세청, 관계부처 등과 위해성 결과를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결과에 따라 여론 수렴을 통해 법 개정 여부나 다른 수단을 강구할지 결정할 것이다. 지금 당장 법 개정을 통해 전면적으로 차단할 계획은 없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대처할 것이다.
Q. 위해성 검사는 언제쯤 결과가 나오는지, 면세제도 개편 여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해달라
A. 위해성 검사는 품질이나 화학적 요소에 따라 다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공표할 것이다. 면세제도는 현재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문제가 굉장히 다각적인 각도의 측면을 갖고 있어서 섣불리 이야기를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손놓고 뭐 하고 있느냐? 아무것도 안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많았다. 초반에 '화학제품 덩어리, 발암물질이 들어왔다'고 했을 때 국민들한테 이걸 좀 알려드려서 구입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한 것이다.
Q. KC 인증이 없는 경우 직구를 못 하도록 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해 달라
A. KC 인증 문제는 분명 변화가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법 개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
Q. 위해성 조사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다른 절차나 인증 마크가 필요한지?
A. (김상모 국표원 제품안전정책국장) 현재로서는 위해성 조사 후 차단 조치하는 안전성 검사 같이 사후관리 위주로 진행이 될 것 같다. 사전인증 이런 것은 현재 제시한 법률을 개정할지 여부까지 본다고 했기 때문에 KC인증 말고 다른 대안까지도 필요하면 다시 논의해 발표할 것이다.
Q. 유모차나 피규어 같은 제품들은 계속 직구가 가능한지, 위해성 검사 후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방식인지 설명해달라.
A. 원천적으로 차단 금지가 아니고 위해성이 있는 제품은 소비자가 모르기 때문에 정부가 중간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해서 시작된 것이다. 위해성 검사 후 위해성이 높은 제품은 '소비자24'라는 통합 해외직구 사이트에 바로 올릴 것이다. 위해성이 높은 제품만 차단 조치할 것이며, 위해성 검사 통과한 제품은 기존처럼 직구가 가능하다.
Q. 관세법 237조를 통해 임시로 차단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국민들이 갑자기 직구가 막힐 수 있다는 걱정에 대한 우려 해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A. 관세법 237조는 '국민 보건에 위해를 끼칠 때 차단 조치가 가능하다'는 법적 근거에 따라 임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법적 근거 없이 무조건 위해성이 있다고 마구 차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부부처가 협동해서 집중적으로 진행을 하면 자료 축적도 되고 통계도 나올 것이다. 이후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내지는 이해관계의 협의를 거쳐위해성 차단 조치 말고 다른 수단으로 막을 방법이 있는지는 빨리 찾아서 조치는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위해성 제품에 대한 대책과 유통구조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직구할 때 더 싼데 유통업체 거치면 몇 배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경쟁력 때문에 직구를 해야 되는데 왜 못 하게 하냐"는 것에 대해선 일단 직구 가능하다고 말씀드린다. 하지만 직구가 가능한 물건 중에 카드뮴이 몇 백배, 화학물질이 몇 백배가 되면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배불리려고 그러느거 아니냐는 말씀도 있는데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위해성 제품 차단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도 관련 부처와 함께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구는 계속 가능하며, 유해성이 없는 제품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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