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맑음’‧스텔라 ‘훈풍’… 시프트업, IPO 가뭄 끝낼까 [고고IPO]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승리의여신: 니케(이하 니케)’ 흥행 전선은 여전히 ‘맑음’이고, 신작 ‘스텔라블레이드’는 흥행 훈풍을 탔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마련된 가운데, 시프트업이 기나긴 게임업계 IPO 가뭄을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본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3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2개월여만이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임한 데 이어, 올해 초엔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을 추가로 선임하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공을 들여왔다.
상장예비심사는 기업이 형식·질적 상장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상장 본 단계의 적격성 심사 절차다. 이번 예비심사 통과는 시프트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기에 충분한 기업 가치와 안정성을 공인받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상장을 위한 경영성과 요건을 충족했다. 2013년 출범한 시프트업은 첫 작품 ‘데스티니차일드’ 인기가 시들해진 2019년부터 3년간 적자난에 빠졌다. 그러나 2022년 11월 출시한 니케가 흥행에 성공, 그해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니케 성과가 본격 반영된 작년부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시프트업 매출은 1686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508%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6%로 기존보다 38% 성장했다.
동시에 재무 안정성도 확보했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835% 증가한 총 1161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은 12.6%였다. 영업 현금 흐름도 1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고, 주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9%를 기록했다.
시프트업은 정성적 요건도 가뿐히 충족했다. 니케는 지난달 1.5주년 업데이트 직후 일본과 대만, 북미 등 글로벌 앱 마켓 매출 순위 최상단에 오르며 여전한 IP(지식재산) 영향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개발해 출시한 콘솔 게임 ‘스텔라블레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청신호를 켜면서 성장성과 경쟁력도 입증했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지난 9일 일본 게임 주간지 ‘페미통’이 2주간 집계한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량 순위에서 6만7131장을 기록하며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일본 대표 IP 기반 ‘마리오카트8 디럭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윈더’ 등을 넘어선 수준이다. 서구권에서의 인기도 뜨거워 이용자들로부터 4월 플레이스테이션 ‘이달의 게임’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인해 상장예비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산 2~3개월 소요되던 예비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후문이다.
지난 6일 거래소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규 상장을 위해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부의 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회사는 총 66개에 달했다. 이중 일부는 9개월 넘게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프트업이 2개월 만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경영 실적뿐만 아니라 지속성과 안정성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방증이다.
업계는 시프트업이 2년간 이어진 게임업계 IPO 가뭄을 끝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마지막 상장사는 2022년 티쓰리엔터테언먼트다. 이후 상장에 도전한 게임사들이 나란히 실적 부진에 빠진 데다,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IPO 소식이 끊겼다.
시프트업이 수조원대 몸값을 기록하며 ‘제2의 크래프톤’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시프트업 기업 가치는 지난해 위메이드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2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스텔라블레이드 흥행 성과가 가시화되면 몸값이 이보다 파격적으로 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프트업은 상장주관사와 협의를 통해 본격적인 공모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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