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장보고서] 가슴 쓸어내린 '양대 부품사'…SK하이닉스, 기술⋅투자 전략 '대공개'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1분기 가슴 쓸어내린 '양대 부품사'…환율⋅삼성폰이 살렸다
1분기 양대 부품사 모두 증권가 예상치를 웃돌며 업계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당초 삼성전자 갤럭시 S24 출시 효과로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만 예상됐으나, 환율 변동이라는 뜻밖의 변수가 개입, LG이노텍도 깜짝 실정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삼성전기의 실적 발표를 끝으로 국내 양대 부품사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지난 24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은 매출 4조3336억원, 영업이익 17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1.1% 증가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1분기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는 매출 4조4895, 영업이익 1381억원 수준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LG이노텍은 계절적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아이티(IT)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공급과 적극적인 원가 개선 활동,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AI(인공지능) 서버 등 산업용 및 전장용 고부가 MLCC 판매 증가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규 출시 효과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연결 기준 매출 2조6243억원, 영업이익 18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25억원(30%), 전 분기 대비 3181억원(14%),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2억원(29%), 전 분기 대비 699억원(63%) 증가했다.
이 역시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기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는 매출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4209억원, 영업이익 1713억원 수준이었다.
'겨울 끝, 이제 투자의 시간'…1Q '잭팟' 터트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일제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반도체 업계에 완연한 봄이 왔다. D램은 물론 그간 적자를 지속하며 반도체 전체 사업 실적의 발목을 잡아 왔던 '낸드 플래시(Nand Flash)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의 실적을 끝으로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끝이났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만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2%, 영업이익은 931.87% 늘어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13.8%, 63.3% 늘었다.
이중 DS(반도체)부문 매출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DS 부문 영억이익은 2조원 수준으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소폭 하회한 수치다. 이로써 5개 간 이어졌던 DS 부문의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앞서 지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은 그간 회사가 거둬온 1분기 실적 중 최대, 영업이익은 1분기 2018년 이후 두 번째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2조4295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 매출은 114.3%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734% 늘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라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 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HBM 경쟁력은 맞춤형 대응…최적의 솔루션 선보일 것"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 다지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오는 2분기 12단 5세대 HBM(HBM3E)를 양산하고 니즈에 맞는 맞춤형(Custom) HBM을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상무는 2일 자사 뉴스룸에 기고문을 게재하고 "올해 하반기는 HBM 공급 개선으로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컨벤셔널(Conventional)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 사업화를 시작하며, AI용 메모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했고,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생성형 AI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캐파 확대와 함께 공급을 지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분야가 HBM 확대로 맞춤형 제품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버등 고객사별 수요에 따라 핵심 블록이 변경되거나 추가되는 만큼, 이에 대응한 제품을 내놓고 시장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상무는 "HBM 제품은 D램 셀을 사용해 만든 코어 다이와 시스템온칩(SoC)과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버퍼 다이로 구성되는데, 고객들은 버퍼 다이 영역에 대해 맞춤형 IP 설계를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HBM 개발 및 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 및 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 및 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시장 확대 이제 시작'...승부 던진 SK하이닉스, 기술⋅투자 전략 '대공개'
SK하이닉스는 2일 이천 본사 R&D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열고 AI 메모리 기술력 및 시장 현황, 청주⋅용인⋅미국 등 미래 주요 생산 거점 관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는 "현재 AI는 데이터센터 중심이지만, 향후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On-Device AI로 빠르게 확산할 전망으로, '초고속⋅고용량⋅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라며 "당사의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인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라고 설명했다.
기술 현황에 대해선 "현재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은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라며 "앞으로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위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는 한편, 변화하는 수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투자 방식으로 캐시 수준을 높여서 재무 건전성도 지속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HBM 생산의 핵심으로 불리는 회사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현황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HBM 생산에 있어서 메모리 업체별로 상이한 패키징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SK하이닉스는 도체를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MR-MUF 도입했다.
MR-MUF 기술이 하이스텍(High Stack)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에 관해 최우진 부사장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현재 MR-MUF기술로 HBM3 12H 제품까지 양산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청주 M15x 및 용인 클러스터 투자에 대해서 김영식 부사장은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팹 가동 전에 캐파 확대가 필요했고, 이미 부지가 확보된 청주에 M15x를 건설하기로 했다"라고 소개했다.
M15x는 연면적 6만 3000평 규모의 복층 팹으로, EUV를 포함한 HBM 일괄 생산 공정을 갖출 예정이다. TSV 캐파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달 M15x 팹 건설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성엔지니어링, 인적⋅물적 분할 추진…반도체-태양광⋅디스플레이 분리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이 반도체와 태양광·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분리한다. 경영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세계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각 사업 부문별 독립∙책임 경영을 위한 이 같은 인적 및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2일 공시했다.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가칭)은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제조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로 입지를 높이고, 존속회사는 경영효율성 증대를 통한 핵심사업의 경쟁력 및 투자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영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존속회사의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돼 설립되는 비상장기업 주성에스디(가칭)는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및 제조 사업 전문 기업으로 정체성 강화와 사업 성장에 주력해 세계 에너지 산업 기술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신설되는 기업들은 경영효율성과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각 사업 부문별 독립성과 책임 경영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의 세계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책무구조도, 내부통제 위반 제재수단으로 인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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