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칩, 6개월 후 유통주식 비중도 30%…'품절주' 효과 누리나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코스닥 상장 일주일을 앞둔 초소형 이차전지 기업 코칩이 낮은 유통주식 비중으로 '품절주'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가 지분을 높은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다, 대주주·기관 등의 의무보유 확약 등으로 공모 흥행 걸림돌인 잠재적 매도 물량(Overhang)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한 덕이다.
3일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코칩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850만3460주)의 19.8%인 168만1845주다. 구주 중 일반투자자(69만9270주), 신주 중 기관 미확약 물량(60만7575주), 일반투자자(37만5000주) 물량 등이 풀리는 수치다. 올해 신규 상장 기업 평균인 30%대보다 훨씬 낮고, 최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17.36%) 대비 2%포인트(p) 가량 높은 수준이다.
코칩이 유통주식 수를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대주주 지분율 덕분이다. 최대주주인 손진형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등 대주주 보유지분이 공모 전 기준 84.23%에 달한다. 공모 후에도 대주주 등이 68.96%로 높은 수준의 지분율을 보유하는 데다,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을 30개월로 체결했다.
신주 중 기관이 의무보유 확약을 체결한 점도 눈에 띈다. 기관이 확보한 110만5000주 중 45%에 달하는 49만7425주가 보호예수를 체결했다. 세부적으로 11만7227주(기관 보유 신주 중 10.6%)가 6개월, 33만9060주(30.6%) 3개월, 2만8105주(2.54%) 1개월, 1만3033주(1.17%)가 15일 이후에 유통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보호예수가 본격적으로 해제되는 3개월(90일) 후 누적 유통 가능한 물량은 28.4%, 6개월 후 물량은 30.8%에 불과하다. 대주주 락업 외에도 기관이 보유한 주식 수가 적은 덕에 오버행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른 '품절주' 효과가 유지될 수 있어, 투자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장기업의 경우 한달 안에 유통 가능 물량이 절반 정도가 풀리고, 6개월 이후면 대부분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며 "6개월 이후 유통 주식수가 30% 내외인 것은 어느정도 성장성을 보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칩이 기술특례 상장을 진행하지 않은 점도 시장의 평가를 높이는 요소다. 기술특례 상장을 거치면 매출과 수익이 없어도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상장할 수 있는 제도로,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으로 데뷔한 파두가 제시한 실적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등 논란에 휘말리면서 이들을 향한 신뢰성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거래소에서도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정성적 기준을 높이는 등 상장 문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 행보에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2만2000원) 대비 22.7% 오른 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틀 째에도 11.8% 하락하며 상승 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3일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민테크의 주가는 오전 공모가(1만500원) 대비 52% 증가한 1만6000원까지 최고가를 찍었으나, 적자 기업이란 부담과 상장 당일 높은 유통물량에 따른 매도세로 상승 폭이 줄고 있다. 민테크는 오후 12시 58분 기준 21.52% 오른 1만2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코칩은 이미 삼성전기 MLCC 유통 사업, 자체 슈퍼커패시터 판매 등으로 매해 매출·영업이익 등 일정 이상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코칩의 매출은 329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이다. 여기에 2020년 69.5%에 달했던 MLCC 유통 사업 비중이 지난해 기준 29.9%까지 줄어들면서 자체 사업인 슈퍼커패시터 등에 대한 성장성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주력으로 자리 잡은 제품인 '칩셀카본'은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 슈퍼커패시터) 종류 중 하나로 전자제품 및 회로 내 충전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고출력·장수명 등에 장점이 있어 주로 데이터 백업과 보조전원으로 활용된다.
사용처도 다양하다. IP카메라·스마트 미터기·태양광 인버터부터, 최근 빅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내 일부 부품의 보조전원으로도 활용 중이다. 네트워크 장치를 제조하는 아마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는 오라클(Oracle) 등이 코칩의 고객사로 알려져 있다.
코칩은 신제품으로 '칩셀리튬'을 출시하며 리튬계 초소형 이차전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칩셀리튬을 통해 폐건전지로 배출되는 일차전지를 대체, 친환경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칩셀리튬은 충전식 TV 셋탑박스용 리모컨 등을 향한 초도물량 공급이 확실시 되고 있어, 조만간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에서 2025년 기준 한해 건전지 평균 소모량은 620억 셀, 사용액은 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칩셀리튬은 기존 건전지 사용처를 대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는 충전식 TV 셋탑박스 리모컨에 초도물량 공급이 확실시돼, 향후 애플리케이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칩은 지난달 25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 734.49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2조4천78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이달 7일이며,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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