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난 SK하이닉스, 쫓아오는 삼성…HBM3E 공급전 격화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SK하이닉스가 8단 고대역폭메모리 5세대 제품(HBM3E) 고객사 공급을 공식화하며 다시 한번 앞서 나간 가운데 이를 추격하는 삼성전자의 반격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생산 규모가 작은 만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양분하는 구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용(AI) 메모리 패키징 제품인 8단 HBM3E를 양산해 3월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회사는 납품 고객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AI 서버용 시장 1위 기업인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되는 적용 제품은 18일(현지시간) 'GTC 2024'에서 공개된 B200 등이다. 이 GPU 하나당 8개의 HBM3E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여러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단일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패키지 제품이다. 1세대인 HBM부터 HBM2·HBM2E·HBM3 순으로 개발됐다. 올해부터는 5세대 제품인 HBM3E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MD와 1세대 HBM을 공동 개발한 이후 관련 시장 발전을 주도해왔다. 그러던 지난해 생성형 AI 열풍으로 HBM3 수요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기회를 맞이했고, 이번 8단 HBM3E 대량 양산으로 선두주자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
특히 AI 서버용 칩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한 엔비디아에 납품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하는 용도의 칩은 엔비디아 외 대체제가 없다. 추론 용도로도 당분간 독점 형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엔비디아향 HBM 공급 비중이 HBM 시장 점유율과 직결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시장 내 HBM 매출 비중 전망치를 20.1%로 추산했다. 2022년 2.6%, 2023년 8.4%에 불과했던 매출 비중이 단숨에 두자릿수로 뛰어올랐다. 사실상 D램 주력 적용처 중 하나가 되며 시장 판도를 이끌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3E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거나 삼성전자와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추격 상황에 따라 동반 성장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12단 HBM3E 개발 완료 소식을 전하며 고객사 납품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2단 HBM3E 제품은 D램 사이에 필름을 끼우고 열을 가하는 어드밴스드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TC-NCF) 방식이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매스리플로우 몰디드언더필(MR-MUF)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나왔지만, 회사가 직접 이를 부인하며 HBM3E·HBM4 등에서도 TC-NCF 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HBM3에서 사실상 실패를 겪었던 만큼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빠른 고객사 인증을 위해 HBM 태스크포스(TF)팀을 개발실로 격상할 준비를 하는 것이 이같은 의지를 반영한 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말까지 HBM3E 검증을 마치고 상반기 중 엔비디아 등으로 출하할 계획이다.
한편,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을 가장 먼저 발표한 마이크론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HBM3E 양산을 먼저 발표했으나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3월 말 대비 느린 2분기고, 수율 안정화 등에 대한 난제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HBM 생산능력 역시 경쟁사 대비 규모가 작아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각각 월 4만5000장의 규모를 갖췄다. 반면 마이크론은 월 3000장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생산능력이 확대되더라도 월 2만장 내외가 될 것으로 보여, 월 12~13만장 투자를 계획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비 소규모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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