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아마존·구글 “떠나는 고객 수수료 안물린다”…MSP엔 위협?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거대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들이 클라우드 전환 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소위 ‘하이퍼스케일러’라고도 불리는 빅3 C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클라우드로 꼽히는데, 이들은 그동안 온프레미스나 경쟁사 클라우드로 옮기는 고객사에 데이터 전송 비용을 명목으로 일정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AWS가 지난 6일 AWS 서버에서 MS 애저(Azure)나 구글클라우드 등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고객사에 더 이상 전환 비용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빅3 중 수수료 정책을 폐지한 곳은 올해 1월 구글클라우드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구글클라우드도 전환 수수료를 폐지하면서, “이런 수수료는 클라우드 전환 총비용의 약 2%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클라우드 종속) 우려에 대응해 수수료를 종료한다”며 “다른 CSP도 똑같이 하도록 장려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남은 MS 또한 수수료 정책 폐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마존·구글이 수수료를 없앤 이유는 이들의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에 대한 각국 규제기관들의 조사 때문인데, MS 또한 그런 차원에서 수수료를 유지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
이들 CSP의 수수료 중단은 클라우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다른 CSP로의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했지만 비용 문제로 고민했던 기업들에는 어느 정도 장벽이 해소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특정 CSP에 종속되는 것을 우려했던 기업들은 복수 CSP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는 데 부담이 적어진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데이터일수록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꾸려면 비용부담이 커지는데, 이런 허들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클라우드 전환에 있어 망설임이 있었던 기업이라든지 특히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려고 하는 고객들은 일부는 AWS, 일부는 구글 이렇게 쓰고 싶은 니즈가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클라우드 전환이 사실 비용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게 치면 중국계 클라우드들의 경우 빅3의 거의 10분의1 가격으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는데, 기업 환경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회사에 적합한 클라우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사라진다는 것만으로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다른 CSP들이나 이들의 클라우드 구축·유지보수를 지원하는 관리서비스기업(MSP)들도 빅3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CSP들의 경우 글로벌 빅3로부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약 80%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데, 특히 경쟁사 전환 및 멀티 클라우드 이용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장 경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CSP를 사용하는 기업은 보통 공공·금융 등 국내 업체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수수료 문제 때문에 국내 CSP 대신 해외 CSP로 옮길 것 같진 않다”고 내다봤다.
MSP 업계 관계자는 “빅3 CSP들이 고객 수수료를 폐지하는 게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며 “CSP들이 수수료를 더 이상 받지 않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MSP에 대한 각종 지원을 줄이는 식으로 메우려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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