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산하기관 36%는 ‘NO클라우드’…“전환 계획 없다” 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1만여개 국가정보시스템을 오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지만, 일선에서의 추진 속도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만 해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로드맵에 따라 전환 계획을 제출했지만 실제 계획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정책연구과제로 구름연구소가 조사한 ‘과기정통부 및 산하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네이티브 도입·확산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디지털데일리>가 입수한 결과, 과기정통부와 그 산하기관은 지난해 기준 전체 576개 중 296개(51.4%)의 정보시스템에서만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개 중앙행정기관과 12개 소속기관, 5개 위탁 집행형준정부기관, 33개의 기타공공기관을 통해 총 576개의 정보시스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전환 대상 시스템(현행+신규)만 봤을 때 462개 가운데 165개(35.7%)가 여전히 미전환 상태다.
기존 클라우드 활용 사례도 단순 마이그레이션으로 서비스형인프라(IaaS) 전환이 192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비스형플랫폼(PaaS)이 33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26개 순으로, IaaS와는 규모 차이가 많이 났다.
현재 정부는 제2차 전자정부기본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율 100%(클라우드 전환 대상 1만9개 기준)를 달성하는 시점으로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신규 시스템 구축 및 기존 시스템 고도화 시에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적용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및 SaaS 적용을 의무화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을 이행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범정부 협의체를 운영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및 산하기관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사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로드맵 수립 당시 클라우드 전환 계획을 제출했으나, 실제로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실상 전환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터뷰에서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2026년 웹메일시스템·지식재산정보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을 예정했지만 현재 예산 문제로 전환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광주과학기술원도 올해 웹메일·전자결재·차세대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을 예정했으나 역시 전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나노연구원 등 대부분이 같은 사정을 전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관들이 클라우드 전환을 예정했다가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이유는 클라우드 전환 이후 유지비용 부담, 각 기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클라우드 전환 계획, 보안성 검토를 위한 가이드라인 부재 등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고서는 “유지비용이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는 한정된 기관 예산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제언하는 한편,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기관 특성상 클라우드 전환이 불필요한 기관 등 기관 상황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며, 클라우드 전환시 국가정보안 보안성 검토에서 반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해당 정책연구에 대한 평가 결과서를 통해 “정책연구 목적과 부합하게 기술됐으며 추진방법도 적절하나, 기관별 시스템의 그룹화와 고려사항 및 현황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과기정통부 및 산하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네이티브 도입시 참고자료로 활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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