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천국' 인도네시아, 정부 지원까지 확대…K-배터리는 '온도 차'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정책 펼치면서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각종 지원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온도 차를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 투자 확대까지 고려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삼성SDI와 SK온은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2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현지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25%까지 늘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 자국 내 전기차 생산량을 연 6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는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100배가 넘는 수치다.
이같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자국의 지정학적 측면에서 강점을 이용,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이 세계 최대 규모로 매장돼 있다. 여기에 저렴한 노동력까지 보유하고 있어 생산 비용도 저렴하다는 감정을 지니고 있다. 이를 활용, 전기차 생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최근엔 전기자동차(EV)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전기차 공장 투자를 약속한다면 2025년까지 해외 수입 전기차에도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새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전기차 공장에 투자했거나 투자 금액을 늘리고 향후 새로 투자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모두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이들 기업은 해외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인도네시아로 들여올 때 관세와 사치세를 면제받고 지방세 감면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부품을 수입해 인도네시아에서 조립·판매되는 차량에만 혜택이 부여됐다. 기간도 짧았다.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 현지화율이 40% 이상인 전기차에만 사치세를 감면했으며, 올해부터는 현지화율이 60% 이상인 경우에만 혜택을 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새 규정에선 2026년까지 현행 40%를 유지하고 2027년부터 60%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이어 이달 21일에는 후속 조치를 공개, 올해 동안 전기차에 대한 사치세를, 2025년 말까지 수입세도 폐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올해 11%에서 1%로 낮춰 2023년 말 만료된 세금 감면 기간을 연장한다.
전기차 구매에 따른 각종 세제 혜택이 지원되는 만큼, 자국 내 전기차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 시장 진출을 두고 온도 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가장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현대차와 현지에 '에이치엘아이(HLI) 그린파워'라는 합작회사를 설립,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완공해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추가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당국과 최대 8억 달러(약 1조508억 원) 규모의 양극재 설비 투자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대해 미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인도네시아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거나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SDI는 현지 및 업황 등을 고려 현지 투자 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SK온은 고려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이 세계 1위이며 저렴한 노동력도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생산에 최적화된 국가"라며 "여기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까지 더해져 성장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은 미국 시장 내 투자에 집중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추후 희비가 갈릴만한 요소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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