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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트위치 韓 철수, 망 사용료 때문 야냐…근본은 경영실패"

채성오 기자
트위치 로고 [Ⓒ 트위치]
트위치 로고 [Ⓒ 트위치]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가 오는 27일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는 트위치가 한국의 망 사용료를 방패삼아 경영실패를 감추려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망 사용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10배 높아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트위치의 일방적 주장이 해외에 재확산되면서 국내 인터넷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2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트위치의 한국 철수 원인에 대한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KTOA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망 사용료가 10배 높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 세계에 ISP와 CP간 트래픽을 중계하는 모 CDN 업체의 국가별 요금 단가에 따르면, CP가 지불하는 요금은 메인 서버가 위치한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의 같은 수준이다.

망 사용료는 ISP와 CP가 망 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밀유지의무(NDA)를 맺기에 개별 확인이 어렵더라도, 이미 망 사용료가 반영된 해당 업체의 국내·외 요금에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망 사용료가 10배 높다"는 트위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KTOA는 설명했다.

합리적으로 볼 때, 국내·외 망 사용료의 차이는 CDN 사업자의 대륙별 투자 비용 등이 반영된 국가별 요금 수준 차이 이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는 의견이다. 대표성이 부족한 특정 기업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망 사용료가 해외에 비해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KTOA는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트위치가 국가별 서비스 구독료에 차등을 두는 과정에 요금을 오히려 인상하지 않고 인하(국내의 경우 6600원에서 5500원으로 24% 인하)한 점만 봐도, 망 사용료로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트위치가 망 사용가 부담으로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려면, 국내 사업의 매출, 영업이익(적자) 수준과 실제 지불하고 있는 망 사용료 수준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우선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공식적인 국내 매출은 2022년도 기준 21억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 선언을 두고 망 사용료로 인해 CP의 서비스 요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근 모 글로벌 대형 CP가 서비스 요금을 43%나 기습 인상하면서도 망 사용료 지불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KTOA 측은 오히려 트위치 한국 서비스 종료의 근본적 원인은 경영실패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위치는 글로벌 매출 감소가 지속된 여파로 인력감축, 스트리머 수익 축소 등 사업 전반을 대대적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CEO)를 변경하는 등 사실상 경영난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해외에서도 스트리머가 트위치의 경쟁사로 이탈해 2021년 990만명에 달했던 스트리머가 지난해 들어 700만명으로 약 30% 감소했으며, 스트리머 수익배분율 조정(70%→ 50%)으로 이용자와 수익 감소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하거나 다시 보기 서비스 중단, 리그 오브 레전드(LoL) 한국어 중계권 포기, 타 플랫폼과의 영상 동시 송출을 제한하는 등 스트리머 자율성과 시청권을 제약하는 정책으로 이용자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트위치와 경쟁사인 아프리카TV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각각 232만명, 215만명으로 유사한 수준이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힘입어 2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네이버(치지직) 또한 스트리밍 시장에 신규 진입한 상태다.

KTOA 관계자는 "만약 국내 망 사용료가 해외에 비해 과중했다면, 경쟁사들이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스트리밍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는 경쟁사 관계자의 발언처럼 적자로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며, 망 사용료는 명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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