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수장 줄줄이 교체…‘모빌리티’는 연임설 나오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주가조작) 의혹’으로 사법 리스크가 격화한 카카오가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정신아 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한 데 이어 그룹 전반에 인적 쇄신 칼을 빼 들었다.
주요 계열사에도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이 속속 마무리되는 가운데, 아직 기존 대표 연임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 대표이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교체한다.
이런 인사 단행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임기가 끝나는 카카오 그룹 대표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계열사 중 현재까지 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곳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VX 등이다.
일각에선 특히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연임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카카오엔터와 더불어 가장 많은 대내외 리스크를 짊어진 만큼, 연속성 있는 경영 쇄신과 내실 다지기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 공동대표들은 SM 주가조작 의혹과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 등 잇따른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물갈이가 기정사실화됐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류긍선 대표 주도로 경영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카카오모빌리티 전략 부문 부사장으로 합류한 류긍선 대표는 이듬해인 2019년 6월 정주환 당시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어 2020년 정주환 공동대표가 카카오 본사로 보직 이동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류긍선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가 운영하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의 시장지배력 지위 남용 혐의 관련해 현재 정부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놓였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사 가맹택시 몰아주기’ 및 ‘경쟁사 차단’ 의혹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정명령과 271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작년 7월 행정소송과 시정명령에 대한 가처분 소송에 나섰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도 해당 혐의에 따른 의무고발요청 대상에 카카오모빌리티를 지목하면서 회사는 언제든 검찰 수사까지 받을 수 있는 처지가 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검찰 기소 대상에 오른 건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택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발언한 이후엔 플랫폼 택시 수수료 문제와 독과점 논란 등이 우선 과제가 됐다.
연내까지 택시업계 상생안을 구체화하겠다고 선언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택시 4개 단체(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전국 14개 지역 가맹점협의회와 여러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서비스 개편 방안을 꾸렸다.
구체화된 개편안은 ▲계속 가맹금(가맹 수수료) 2.8% 신규 가맹 택시 상품 출시 ▲공정배차 정책 시행 ▲프로멤버십 폐지 ▲상생 협력 기반 택시 플랫폼 환경 조성이 골자다. 현재도 이에 대한 논의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상생 협의에 임하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대표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며 “택시업계는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회사의 협상 대표가 바뀌지 않는 게 우리로서도 좋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카카오 및 계열사 대표를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 정신아 대표 내정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함께 류긍선 대표가 참석했다는 점도 연임설에 힘을 싣는다.
지난 6일 준신위 위원들은 당시 정신아 내정자, 신원근 대표, 류긍선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3개 계열사의 경영상황과 준법통제 현황을 점검하고, 쇄신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류긍선 대표는 “공급자, 사용자 등 생태계 구성원의 입장을 더 잘 챙기며 노력하겠다”라며 “준신위와 함께 방향성을 맞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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