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속도 카카오 준신위, 새해 회의…‘준법 시스템’, ‘신뢰·상생’ 소위원회 신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경영진 사법리스크가 격화한 카카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카카오 공동체(그룹)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준신위)’의 새해 회의로 본격적인 첫발을 뗐다.
8일 준신위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EG빌딩 사무실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준법 시스템’, ‘신뢰·상생’ 2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각 소위는 준신위의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위원회 전체 차원에서 살펴봐야 할 안건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먼저 준법 시스템 소위는 김소영 위원장과 안수현 위원(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주 위원(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이 소위원으로 활동하며, 카카오 관계사가 준법경영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 방향과 운영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신뢰·상생 소위는 김용진 위원(착한경영연구소 소장), 유병준 위원(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 이지운 위원(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으로 구성됐으며, 카카오 신뢰 회복을 위해 각 리스크를 평가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18일 첫 회의에 이어 협약사들의 준법 시스템 현황과 윤리규정 점검도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3개사 준법지원인이 참석해 시스템을 설명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앞선 첫 회의에선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3개 사 준법지원인이 참석한 바 있다.
준신위는 계열사 준법지원인뿐만 아니라, 노조와 협약사 대표, 임직원 등 다양한 회사 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준신위는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과 처음 만나 약 40~50분간 노조 측 의견을 청취했다.
준신위 회의에 참여한 이후 취재진과 만난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상견례 차원의 면담이었다”며 “특정 사안을 콕 집어 요구하기보단, 경영진 리스크와 대외 신뢰도 하락 등 그간 노조가 주장해 온 전반적인 내용을 나열식으로 전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내부 컨트롤타워 조직인 ‘CA협의체’를 지난 2일 개편했다. 4명 총괄대표 체제 하의 자율경영 기조를 끝내고,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정신아 대표 내정자 공동 의장을 세웠다.
새로운 CA협의체는 조직 산하에 김범수 위원장이 직접 이끄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비롯해 각 협약사 핵심성과지표(KPI)·투자 등을 검토하는 전략위원회 등 다수의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각 위원회는 영역별로 그룹 차원의 논의해야 할 아젠다를 발굴하고, 방향성과 정책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참고해 각 협약 계열사에 참고 및 권고 의견을 결정하고, 담당 분야에 대한 그룹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13개 협약 계열사 CEO(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벤처스,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페이, 카카오픽코마, 카카오헬스케어)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기본으로, 원하는 위원회를 최대 3개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CA협의체는 한 달 동안 산하 실무 조직을 세부적으로 정비한 후, 다음 달부터 매월 그룹협의회를 열고 중요사항들을 CA 협의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의결할 계획이다.
CA협의체 산하엔 협약사 CEO 임원 인사를 지원하는 총괄 부서도 설치하는데, 오는 3~4월 카카오 계열사 임원 절반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가 예상된다.
그간 이어져 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도 대대적인 재정비를 통해 CA협의체가 주도하게 된다. 비상경영회의는 김 위원장 주재로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이 참여해 회사 쇄신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작년 10월30일부터 매주 월요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총 8차례 진행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는 정규 기구라 월간 회의 외에도 상시 운영할 것”이라며 “기존 비상경영회의도 이제 CA협의체에서 그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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