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갑질 행위 멈춰라”…인터넷신문업계, 카카오 항의 방문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DAUM)이 뉴스 검색 결과 기본값을 전체 언론사가 아닌 ‘콘텐츠 제휴 언론사(CP사)’로 바꾼 가운데, 이에 반발한 비 CP사 중소 인터넷신문업체들이 카카오를 항의 방문했다.
11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 회장단과 인신협 이사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인신협이 지난 6일 카카오에 공문을 보내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과 관련 면담을 요청했으나, 공식 회신이 오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전방위 갑질 다음, 국민 뉴스선택권 막지마라’, ‘중소언론 원천봉쇄 포털다음 악행 강력 규탄한다’ 등 규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일제히 해당 구호를 외쳤다.
이의춘 인신협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포털 다음이 뉴스 노출 방식을 급작스럽게 변경하면서 1176개 제휴 언론사들이 부당한 차별에 분노하고 있다”며 “특히 검색 제휴사들은 다음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제로에 수렴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다음 검색 차별이 고착화할 경우에 대다수 중소 언론사는 생존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란 게 인신협 측 주장이다.
다음은 지난달 22일부터 검색 결과 기본값을 기존 전체 언론사에서 CP사로 변경했다. 다음은 지난 5월24일부터 전체 언론사와 CP사를 구분해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는데, 6개월 만에 검색에 CP사 기사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본 설정을 바꾼 것이다.
전체 언론사 기사를 보려는 이용자는 뉴스검색 결과 상단에 ‘뉴스검색 설정’을 통해 뉴스 검색 때 전체 언론사 결과를 볼 수 있도록 기본값을 조정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 인터넷 언론사들은 다음에 유통되는 비CP사 뉴스 검색·노출이 이전보다 확실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신협은 지난달 30일 협회 창립 20년 만에 첫 비상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일 인신협 소속 언론사를 비롯한 인터넷뉴스 매체 29개사를 중심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뉴스 검색서비스 차별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음이 뉴스검색 결과 기본값을 CP사로 제한한 결정을 중지해달라는 것이 요구 내용이었다.
이 협회장은 “사안 시급성을 고려해 일부 회원사가 먼저 신청 주체가 됐지만, 참여를 요청하는 언론사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비회원사들도 소송에 동참하고 있고, CP사 위주로 구성된 언론단체들도 기본적으로 이를 언론 자유와 연관된 사안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지난 6일 ‘카카오 다음은 CP사 위주 검색기준 정책을 철회하라’는 제목 성명서를 내고, 관련 정책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인신협은 인터넷 신문과 지역 신문사들이 참여하는 포털 불공정행위 근절대책위원회를 출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 협회장은 “카카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행위로 제소할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카카오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사항에 대한 검토와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발언을 마친 뒤 카카오판교아지트로 안으로 이동해 황유지 다음 사내독립기업(CIC) 대표와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비공개 형태로 이뤄진 면담은 30분가량 이어졌으며, 황유지 대표는 면담이 끝난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한편, 네이버도 지난 8월29일 ‘모바일 메인 언론사’, ‘PC 메인 언론사’ 기사들만 따로 볼 수 있는 검색 옵션 기능을 도입했지만 기본 설정 자체는 전체 언론사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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