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새 수장 맞는 현대홈쇼핑, 신성장동력 마련 과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현대홈쇼핑이 3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내년 정기임원인사에 대해 ‘안정 속 변화’를 택했지만,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현대홈쇼핑엔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인사 폭은 지난해 비해 축소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L&C 등 일부 계열사 대표들은 바뀌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지난 2년간 계열사 대표이사를 모두 유임시키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 분야에 대해선 변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현대홈쇼핑 대표에 한광영 부사장이 내정됐다. 현재 현대홈쇼핑은 임대규 대표가 2021년부터 3년째 이끌고 있다. 임기는 내년 3월23일까지로 연임은 하지 못했다. 단 현대홈쇼핑 대표 교체가 ‘파격적’인 건 아니다. 안정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한다는 올해 방향과 일관되게 조직 전반에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재를 승진 발탁했다.
1966년생인 한 신임 대표는 지난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홈쇼핑 Hmall 사업부장 상무와 생활사업부장 상무를 거쳐 영업본부장 전무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현대홈쇼핑에서 일해온 만큼 홈쇼핑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업 분야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올해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후 철저한 상품 관리와 상품 소싱 등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는 현대홈쇼핑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영업전략 강화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그룹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TV홈쇼핑 산업은 몇 년째 정체 상황이고 그 위기감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물론 취급고마저 줄어드는 추세다. 즉 유료방송과의 송출수수료로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 말고도 탈TV 현상, 온라인쇼핑 확대 등으로 홈쇼핑을 통한 소비행위 자체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현대홈쇼핑 매출은 53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58.5% 급감했다. 이는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경쟁사들과 대비해서도 부진한 축에 속한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유료방송·위성방송사들과 송출수수료 갈등으로 일부 시청자 대상 ‘송출 중단’까지 예고한 상태다.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불발, 오는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 권역 유료방송 서비스에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송출 중단 일정은 10월20일이었으나 정부 중재로 기한이 연장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물론 이번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갈등은 이달 중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 신임 대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매년 벌어지는 유료방송과의 갈등을 풀어나갈 방법 또한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현대홈쇼핑은 TV 의존도를 줄이고 온라인 채널을 키워 신규 소비자를 유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홈쇼핑은 예능 콘텐츠와 상품 판매를 결합한 ‘딜커머스’ 채널을 처음 선보였다. 유튜브에서 콘텐츠 예능을 선보이고, 현대H몰에서 기획전을 연계 진행하는 방식이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4월과 7월 진행한 할인전 구매 고객 중 신규 고객 비중은 75%에 달했다. 이처럼 독자적 콘텐츠 차별화를 지속 꾀해 MZ세대를 아우르는 고객층 다변화 전략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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