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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x기업 공식몰] 생필품 가격 역주행 ‘와이즐리’, 발상 전환에 미국서도 투자

이안나 기자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품질은 프리미엄 혹은 최소 중급 이상이되 가격은 상식선의 절반에 못 미치는 초저가를 추구합니다. 품질 유지와 무관한 유통비·판관비·각종 수수료 등을 과감히 잘라낸 것이 비결이죠.”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와이즐리는 이른바 ‘초저가 면도기·면도날’로 유명세를 키웠다. 지난해 매출액은 192억원.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아 2017년 창업 후 현재까지 약 6년 만에 총 218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이듬해 알토스벤처스를 시작으로 미국 전략적 투자사가 투자에 참여했고, 지난 2021년엔 신용보증기금이 혁신 아이콘으로 선정한 기업이다.

와이즐리 명실상부한 경쟁력은 바로 ‘가격’이다. 창업자 김동욱 대표는 회사 상징인 ‘가격 역주행’ 비결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 생산과 철저한 유통 프로세스 개선에 있다고 누차 강조한다.

미국·독일산 면도날을 달고 시중에서 약 2만원으로 여겨지는 면도기가 와이즐리에선 7월 기준 4390원에 불과하다. 와이즐리는 같은 급 면도기를 2년 전까지 8900원에 팔았는데, 수차례 인하를 단행해 그 절반가인 지금의 가격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판매상품 평균 가격을 작년 3월 43% 내린 것도 나름대로 파격이었는데, 몇 달 지내보니 더 해 볼 만하다 싶어 12월에 17%를 더 내렸다”며 “현재 면도기와 면도날 재구매 고객은 약 120만명이고 시장 점유율은 15%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격적 가격’ 전략의 출발은 김 대표 대학생 시절인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자취생이던 김 대표는 생활용품 가격 부담을 크게 느꼈고, 그중 면도기가 특히 그랬다. 매일 쓰는 면도기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할 것이라 느꼈다.

어느 날 김 대표가 보던 신문에서 ‘면도기 제조원가는 판매가 5%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봤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던 이유다. 대학 졸업 후 회사생활을 하며 직접 자세히 면도기 유통구조를 뜯어 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작은 면도기에 각종 유통 수수료가 크게 포함되었음을 확인하고, 면밀하게 구상했던 해결책이 지금의 사업 아이템이 됐다.

많은 수요가 있었다는 건 사업 초기 시장 반응으로 바로 나타났다. 각종 투자유치와 혁신 아이콘 선정 역시 그 결과물이다. 생활용품을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대기업까지도 뛰어든 시장에서 와이즐리는 생존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재구매율은 계속해서 90% 이상을 찍었다.

“와이즐리 상품은 구매 안 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가 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졌고 현재의 시장 점유율로 이어진 것이다.

가격을 낮춘 유통 프로세스 개선 핵심은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방식 자사 쇼핑몰에 있다. 즉 가격이 저렴한 와이즐리 제품은 흔한 오픈마켓이나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경할 수 없다.

유통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직 자사 쇼핑몰에서만 상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자사 쇼핑몰마저도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 구축해, 큰 개발 투자가 필요 없어 비용 절감에 몫을 더했다.

자사 쇼핑몰 중 ‘와이즐리랩(LAB)’ 코너에선 현재 준비 중인 모양새와 특징을 미리 올려놓고 고객 반응을 미리 살필 수 있다. 고객이 ‘응원하기’ 버튼을 누르고 실제 출시 시점에 혜택 알림을 받는 구조다. 자사 쇼핑몰에서 기능확장을 해 고객과 소통 창구로도 활용하는 셈이다.

지난해는 회사 운영 비용도 절감했다. 창고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사무실에 적재용 랙을 설치했는가 하면, 재택·자율 근무제 도입으로 사무실 크기 자체를 줄이며 임대비 부담을 낮췄다.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수익성까지 갖춘 탄탄한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와이즐리는 최근 판매 상품을 다양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면도기는 물론 영양제, 뷰티 디바이스, 각종 생필품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유산균 영양제는 흔히 고품질로 통하는 100억마리 유산균 함량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경쟁 제품 20~25%에 불과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앞으로는 자사 쇼핑몰에서 일정 주기마다 가격 할인 콘셉트 기획적 기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할인 행사에 익숙한 30~40대가 주요 타깃이며 현재보다 더 입지가 큰 온라인 쇼핑 명소가 되겠다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지난해보다 100억 이상 오른 300억원을 목표로 했다.

김 대표는 “고품질에 집중해 소비자들이 ‘이렇게 좋은 품질인데 가격이 저렴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며 “저렴한 가격만 내세우는 실수를 피하려고 계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년기에 좋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사기 위해 전단지를 뒤적이던 어머니 모습을 보고 자란 청년들과 정의로운 장인 정신을 발휘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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