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또 영업익 95%↓…삼성전자, 부진 속 '반도체 바닥' 확인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백승은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이어 2분기도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도체 적자가 계속된 가운데 완제품 판매가 원활치 못한 탓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하반기에는 기대 요소가 있다. 반도체 반등 신호가 나타났고 5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조기 출시 등이다.
27일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액을 60조55억원, 영업이익을 각각 6685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5.87%, 전년동기대비 22.2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42% 증가, 전년동기대비 95.26% 감소했다.
이번 분기도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 기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액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8조9400억원이다.
메모리는 고객 재고조정 여파가 이어졌으나 지난 5월 기점으로 재고 수준이 안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 고객의 경우 구매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인공지능(AI)향 서버 수요 강세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데이터센터 업체 투자가 AI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면서 “PC, 모바일 등 소비자향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도 인플레이션 여파에 힘을 못 냈다. 삼성전자는 “가격 민감도가 낮은 플래그십 스마트포늘 제외하면 이외 영역에서는 부진이 지속됐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 차량용 시스템온칩(SoC)은 국내 고객의 2025년 프리미엄 모델에 투입될 예정이고 유럽 고객과는 중장기 협력 논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 OEM의 2026년 과제를 수주하는 등 응용처 다변화가 추진되는 상황이다.
파운드리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등 소비자 제품의 수요 약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이익률은 팹 확장으로 인한 낮은 가동률, 단기 수요가 예상되는 불확실성 등이 반영된 결과다. 회사는 첨단 공정으로 위기를 극복할 심산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나노미터(n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이래 관련 3번째 제품도 생산 중이다. 2세대 3나노 GAA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2나노 공정 개발까지 순조롭고 2025년경 대량 생산이 예정됐다”고 이야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됐다. 그럼에도 중소형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시리즈가 안정적인 실적을 냈고 대형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초대형 77인치 중심 제품 믹스 고도화를 이뤄내는 등 퀀텀닷(QD) 패널의 프리미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은 선방했다. 이 기간 매출은 40조21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3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27% 늘었다.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부문은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작대비 오름세인 성과를 낸 것이 호재였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 위기는 수요 저하를 발생시켰다. 삼성전자는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했고 프리미엄 비중 역시 줄었다. 경기침체 상황 속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 회복 역시 지연되며 전기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TV는 계절적 비수기로 전기대비 수요가 감소했으나 지난해 러우 전쟁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수요 감소세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네오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물류비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향상했다”고 밝혔다.
가전은 성수기 진입한 에어컨 확판,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구조 개선으로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하반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기미가 보인다. 우선 반도체는 AI 시장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출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는 세트 재고조정이 상대적으로 진전된 PC, 모바일 위주로 상반기 대비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도 감산 폭 확대로 하반기 중 일부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재진입,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실적 개선을 노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신규 갤럭시Z 시리즈 출시로 상반기보다 실적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인수한 이매진을 통해 고성장이 예상된 확장현실(XR)용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MX는 폴더블폰을 물론 태블릿, 입는(웨어러블) 기기 등 신제품 판매 강화로 연간 두 자릿수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VD와 가전은 각각 초대형 TV, 스마트 싱스 기반 친환경·고효율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연구개발비로 7조2000억원을 사용해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설투자도 14조5000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이중 DS부문 13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등이 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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