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반기 반도체 적자 9조…“HBM·GAA 등 미래 기술 강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여전한 탓이다. 다만 마이너스 규모가 줄어들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고부가 메모리 등 미래 시장 준비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
27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액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7% 늘고 전년동기대비 4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적자 폭 감소,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이다. 지난 1분기(-4조5800억원)에 이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8조9400억원이다.
가장 파동이 컸던 건 메모리다. DS부문 내 메모리 매출은 8조9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떨어졌다. 그나마 1분기 대비 1% 상승했다는 점이 위안이다.
이날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D램 2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10% 초반 성장, 평균판매가격(ASP)은 10% 중후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 성장, ASP는 10% 중후반 낮아졌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은 “2분기 수요는 응용별로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서버는 제너러티브 인공지능(AI)향 수요 강세로 제한된 시설투자액(CAPEX) 내에서 데이터센터 업체 투자가 집중됐다. 대신 일반 서버나 스토리지 수요는 제한적으로 고객 재고조정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PC와 모바일의 경우 재고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었다. 두 분야는 지난 5월 피크아웃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아직 회복이 더딘 상태다. 소비 심리 위축이 계속되면서 완제품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 강조에 공을 들였다. 추후 실적 개선과 미래 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로 판단한 영향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해 어필했다. HBM는 여러 개 D램을 쌓아 올린 것으로 기존 D램 대비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외부기관 전망 기준) HBM 수요는 5년간 연평균 30% 중후반 성장이 예상된다”며 “수요에 맞춰 HBM 사업을 확대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세대 HBM2을 주요 고객에 독점 납품했고 3세대 HBM2E도 원활하게 공급 중이다. 4세대 HBM3는 SK하이닉스에 선수를 빼앗겼으나 현재 고객 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8단 16기가바이트(GB), 12단 24GB HBM3을 주요 AI 시스템온칩(SoC) 업체와 클라우드 회사에 출하 개시했다. 5세대 HBM3P는 24GB 기반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HBM 수요 대응을 위해 관련 생산능력(캐파) 증설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4년 HBM 캐파는 2023년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올해 전년대비 2배 수준인 10억기바비트(Gb) 중반을 넘어서 HBM 수요를 확보했다.
파운드리에서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내세웠다. GAA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트랜지스터 방식이다.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은 면을 4개(기존 핀펫(FinFET)은 3면)로 늘린 구조다. 많이 닿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통해 고객에 최적의 성능, 전력 효율, 비용 절감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고성능 컴퓨팅(HPC), 5세대(5G) 이동통신 등 주요 분야에서 GAA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2세대 GAA 3나노미터(nm)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반도체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AI 시장에서도 GAA 중심으로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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