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가시적 사건 없지만...크로스보더 커머스 ‘조마조마’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직구·역직구로 대표되는 크로스보더 커머스는 이커머스 업계 새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수뿐 아니라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판매 기회를 만들고 있는 것. 다만 전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 1위인 중국 진출을 두고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중관계 외교·정치 문제가 자칫 기업들에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 증가 및 수입 확대 정책에 따라 다수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로 주요 지역을 봉쇄하면서 국내 제조·서비스 기업들이 지난해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3년 만에 국경을 다시 개방했다. 중국 시장에 투자하려던 국내 기업에도,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기업에도 도움 될 거시적 환경이 조성된 것.
하지만 기대감이 무색하게 한중 관계는 다시 경색될 위기에 놓였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한 이후, 중국 현지에서 포털 네이버 접속이 차단되고, 국내 연예인 중국 프로그램 출연이 취소되는 등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중국이 한국 업체 사이트를 막은 건 2019년 사드보복 조치 이후 4년여 만이다.
중국은 이런 제재들에 대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대변인을 통해 “최근 한중 관계는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고,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미국·일본과 안보 경제 보조를 맞추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입장에 반하는 발언을 한 일련의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로스보더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중국은 적극적인 진출이 어려운 국가로 통한다. 국가간 외교·정치 문제로 발생하는 거리감은 기업에서도 손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이전부터 변수가 많은 국가였던 데다 코로나19로 약 3년간 막혀있다 보니 이번에 봉쇄가 풀렸다고 해서 바로 진출을 적극 추진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그저 외면하기 어려운 시장 역시 중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13~2021년 중국 수출·수입 크로스보더 연평균 성장률(CAGR)은 27.8%에 달한다. 2021년 중국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산업 규모는 14조20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3.6% 증가, 수입 크로스보더 규모는 3조20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4.3% 증가했다.
중국 ii미디어리서치에선 중국 수입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이용자 중 26~30세 연령대가 전체 34.2%를 차지, 31~40세 연령대가 그 뒤를 잇는다고 전했다. 중국 소비자 중 수입품을 구매하는 연령대는 개성이 강하고 품질을 중시하는 젊은층으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러한 흐름 속에 한국과 중국 기업들은 올해 크로스보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NHN커머스는 일찌감치 중국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2008년 중국법인 ‘에이컴메이트’를 설립, 중국 기반으로 역직구, 구매대행, 한국 브랜드 대상 운영대행, 직영몰 사업을 하고 있다.
물론 최근까지 NHN커머스는 중국 시장 봉쇄로 혹한기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1분기 NHN커머스 부문 매출은 5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7% 급감했다. 중국 소비심리 위축 및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된데다 미국 경기도 둔화한 영향이다. 에이컴메이트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276명으로 전분기 대비 33명 감소했는데 이 역시 중국 사업 위축과 연관 있다.
올해 중국 봉쇄가 풀리기 시작하자 NHN커머스는 다시 중국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더블유랩을 인수해 NHN으로는 처음으로 첫 자체 브랜드를 중국 유통망에 공급한다. 지난 5월엔 국내 중소상공인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중국 이커머스 기업 키타오(KITAO)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에이컴메이트는 중국 틱톡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도우인’ 수입상품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기업도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온라인 직구 규모는 65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0% 증가했다. 직구 규모 자체는 미국·일본보다 훨씬 작지만 증가율이 가장 가팔라 잠재성이 높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 운영사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해 한국 사업을 확장한다.
국내 판매자와 브랜드 중국 진출도 지원한다. 알리바바닷컴은 코트라와 함께 올라인수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명 ‘코알라 프로젝트’는 선발된 기업 제품을 알리바바닷컴 내 코트라 계정에 올려주고, 플랫폼 내에서 해외 바이어 발굴 및 커뮤니케이션을 대행하는 연간 지원사업이다.
한중 교류 사업이 물꼬를 트기 시작한 상황에서 다시 양국이 경색 국면을 드러내자 기업들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수출·수입 길이 막히는 등 가시적인 사건들은 발생하지 않아 기업들이 설정한 전략도 변함은 없지만 외교문제는 분명한 ‘돌발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사업전략을 변경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닉 때문에 방향을 수정하거나 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양국 정부 관계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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