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원자재 '탈중국' 속도… 대체지로 '인도네시아' 급부상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배터리 원자재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기조가 강화된 데다, 중국과 대만 사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급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는 인도네시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자회사 파워코와 함께 중국 밖에서 배터리 광물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토마스 슈말(Thomas Schmall) 폭스바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현재 우리는 중국 원자재에 100% 의지하고 있다"며 "그 비중을 50%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지난 몇 년간 리튬•니켈•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를 가공하고 정제하는 자체 산업을 구축했고,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자국 내 공급망을 활용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주요국들이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중국 외 지역에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캐나다, 호주 등 정부 고위 관료 및 광산업체 관계자들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2027년 글로벌 니켈 시장에서 80%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 폭스바겐이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슈말 CTO는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인도네시아는 니켈 분야의 필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편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도 인도네시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드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니켈 처리시설에 45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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