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VR2 속에 펼쳐진 ‘크로스파이어’…망치 공격에 머리가 ‘징’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방패 올리세요! 방패!”
게임 속 적군이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이 무서워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옆에서 게임 체험을 도와주던 게임 개발자는 방패 아이템을 사용하라고 소리쳤다. 방패를 사용하지 못한 채 공격에 노출됐고, 캐릭터가 망치로 격을 당하자 ‘플레이스테이션(PS) VR2’ 본체에 내장된 ‘헤드 럼블’ 기능이 진동하며 실제로 머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지난 30일 미리 즐겨본 가상현실(VR)게임 ‘크로스파이어:시에라스쿼드’는 VR2 특유 기능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 몰입감 높은 전투 경험을 제공했다.
크로스파이어:시에라스쿼드(이하 시에라스쿼드)는 스마일게이트 대표작 크로스파이어를 VR 게임으로 재해석한 몬스터와 전투(PvE) 슈팅 게임이었다. 이용자 간 대전(PvP)이 중심이 되는 원작과 달리 2인 혹은 4인이 함께 한 팀이 돼 인공지능(AI)으로 구현된 적군과 맞서 싸우는 것이 핵심 콘텐츠였다.
먼저 체험해본 것은 게임 조작법을 익힐 수 있는 훈련 모드였다. VR2를 착용하니 눈앞으로 표적지와 폐차된 차량, 드럼통이 배치된 사격 훈련장이 펼쳐졌다. 게임 플레이에 숙련된 개발진 도움을 받아 총기 파지, 장전, 격발 등 기본적인 조작법을 익힐 수 있었다.
VR2 전용 게임 패드인 ‘센스 컨트롤러’ 구조 자체가 총기 방아쇠 부분과 닮아 있었기 때문에 조작법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양손으로 총기를 들고 센스 컨트롤러 전방에 위치한 방아쇠 모양 버튼 ‘R2(L2)’를 누르면 격발되는 식이다. 한손으로만 총기를 들 경우 총기 반동으로 사격이 불가능하도록 설정돼 있어 실제 총을 들고 있듯이 양손으로 총기를 꼭 움켜쥔 채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모드에서 다양한 총기 아이템도 사용해볼 수 있었는데, 각 총기마다 다른 반응형 진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예컨대, 일반 돌격소총을 사용할 때 느껴지는 진동에 비해 대형 머신건을 사용할 때 느껴지는 진동이 더욱 크고 웅장했다.
간단한 연습을 마친 뒤에는 캠페인 모드 체험에 돌입했다. 직접 체험한 캠페인은 스토리 모드 캠페인 중 ‘에피소드8’ 구간이었다. 에피소드가 시작되자 비가 내리는 시가지 전투 현장이 펼쳐졌다. 건물 2층과 1층에서 번갈아 AI 적군이 등장해 공격해왔고 이에 대응 사격을 하며 게임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실제 플레이에 돌입해보니 캐릭터를 이동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난관이었다. 적을 발견하고, 사격을 가하는 것은 현실과 유사하게 고개를 돌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행동으로 가능했지만, 발을 움직인다고 해서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이 나타났을 때 센스 컨트롤러 이동 버튼을 조작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느라 적 공격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실제 플레이를 통한 전투 경험을 통해 이전에 모니터로 경험한 FPS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적군이 어디서 나타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적을 찾고 사격 자세를 취해 공격을 가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몰입감을 높여줬다.
시에라스쿼드 개발진은 향후 더욱 현실감 있는 총기 플레이를 위해 복잡하지만 사실적인 사격 메커니즘을 구현해주는 옵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예컨대 일반적인 설정에서는 탄알집을 총기 가까이 가져다 대기만 해도 자동으로 총기가 장전되지만, 해당 옵션을 설정할 경우 노리쇠 후퇴 고정, 탄알집 제거 등과 같은 실제 장전 과정을 거쳐야 하는 식이다.
한편, 시연회 현장에 방문한 이상균 시에라스쿼드 개발 총괄은 “시에라스쿼드는 아케이드 게임 요소가 포함된 VR 액션 슈팅 게임”이라며 “오락실에서 경험한 슈팅게임을 최신 버전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다. 액션 게임의 중요한 기본 요소인 슈팅감과 발사감, 액션 표현 등 기초적인 요소에 집중해 개발했다”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 여름 PC VR 버전과 VR2 버전 시에라스쿼드를 출시한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메타퀘스트’와 같이 단독으로 작동하는 VR 기기 ‘스탠드얼론’에도 호환되는 버전을 순차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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