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반도체 산업에 1.6조원 지원… '반도체 패권 싸움' 뛰어든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영국이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1조6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주요국들이 반도체 산업을 쥐기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영국 또한 '키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19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향후 10년 간 최대 10억파운드(약 1조6518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최대 2억 파운드를 먼저 투자하고, 로드맵을 구체화해 지원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지원금은 반도체 연구와 인재 개발 등에 쓰일 전망이다. 영국은 지난 10년 간 연구 보조금으로 5억3900만파운드(약 8903억원)를 투입하며 산업 육성에 힘을 쏟아왔다.
리시 수낵(Rishi Sunak) 영국 총리는 "반도체는 미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영국의) 강점에 집중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에 따르면 영국은 반도체 설계에 초점을 두고 관련 업계를 지원할 방침이다.
영국은 반도체 설계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RM은 세계 모바일 반도체 설계자산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주요국들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반도체 지원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칩스법)을 통해 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법안에는 자국 내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시설 건립과 연구개발(R&D)에 520억달러(약 69조원)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또한 반도체 지원에 430억유로(약 61조66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만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영국의 지원 규모가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는 정부의 반도체 전략이 부족한 것에 대해 "국가적 자해 행위와 같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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