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韓 포털에 씌운 ‘실검’ 정치프레임, 웃는 건 유튜브‧트위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Daum)’, 국내 양대 포털이 정치권 공세로 신규 서비스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이들이 새로 내놓는 서비스가 실시간 검색어와 유사하다는 정치 프레임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털 때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신규 서비스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자칫 유튜브와 트위터와 같은 해외 플랫폼만 배불리는 역차별 소지까지 지적된다.
다음(Daum)은 지난 10일부터 검색 서비스에 ‘투데이 버블’을 베타 서비스 중이다. 이는 온라인상 언급량이 증가한 키워드를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순위를 매기지 않았고 이용자마다 다른 키워드 결과를 무작위로 보여준다. 청소년 유해정보와 증오‧차별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우려가 있는 주제를 제한했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도 배제 가능하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검색화면을 새롭게 개편할 준비가 한창이다. 검색 결과에서 인공지능(AI) 추천을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생성형 AI가 무작위로 토픽을 자동 추천하는 ‘트렌드 토픽’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사는 이들 서비스 모두 과거 폐지된 ‘실시간 검색어(실검)’와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트렌드와 이슈를 보여준다는 이유로 ‘실검부활’ 프레임을 씌웠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본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네이버와 다음에 ‘고마워요 이재명’ ‘힘내세요 김남국’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실검을 부활시키는 꼼수”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도 “여론조작으로 악용될까 우려된다. 친 민주당 세력들이 작정하고 조작하는 어뷰징을 막을 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네이버와 다음은 과거 여론조작 지적 등으로 2020년과 2021년 실검 서비스를 폐지한 바 있다. 이후 재난‧재해를 비롯해 통신‧인터넷 장애 사태 등이 벌어졌을 때 이용자들의 실검 부활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치권 압박을 우려할 수밖에 없기에 실검 도입은 검토조차 불가능했다.
그러는 사이, 한국 이용자는 국내 포털 대신 해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고, 트위터에서 실시간 이슈를 찾는다. 실제로, 유튜브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트위터는 ‘트렌드’를 통해 실시간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를 볼 수 있도록 한다. 구글조차 ‘구글 트렌드’를 통해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를 보여준다.
전세계 유례없이 국내 포털이 구글 등 해외 플랫폼을 제치고 시장을 점유한 상황에서, 이용자를 뺏기지 않으려면 이들이 포털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정치권이 우려하는 실검과 다르게 서비스하기 위해 ‘투데이 버블’ ‘트렌드 토픽’과 같은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과거 실검과 똑같은 문제점을 지닌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했다면 정치권 지적은 분명 일리가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과도한 해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양대 포털이 이들 서비스를 없앤다면 민간기업에 대한 무리한 개입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다. 현실화되지 않은 정치권 우려에 기업의 신규 사업이 좌초됐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지금의 포털 때리기가 어부지리로 해외 플랫폼만 이득을 보는 형태는 아닌 지, 정치권 내부에서도 정책적 점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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