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겜인싸]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 “메타버스? 제겐 항상 어려운 질문이죠”

왕진화
이 게임, 이 게임사가 ‘특히’ 궁금하신가요? 여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줄 특별한 이를 모셨습니다. 인물을 통해 게임과 게임사, 신사업에 얽힌 오디세이(대서사)를 들어봤습니다. ‘게임’과 ‘인물’, ‘사전’을 줄인 ‘겜인싸’로 게임과 기업의 A to Z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인터뷰]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메타버스 공간 속 마트에 라면을 사러 도착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아바타를 데리고 라면을 찾는 과정에서 가상 마트를 돌아다니는 것 자체에 과연 게임적 요소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또, 마트에서 한참 걸려 라면을 찾았다고 생각해보세요. 현실을 메타버스 안에 과도하게 반영한다면 기술만이 가진 편리함을 불편함으로 바꿔버릴 수도 있는 문제지요. 참 넌센스예요.”

최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컴투버스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많은 사용자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능과 의미가 함께 있는 공간들을 통합해 동명의 메타버스 서비스 ‘컴투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타버스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하며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즐겨야 하는 인터넷과는 분명 다르다. 이경일 대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메타버스에 대해 넥스트 인터넷이라고 표현했다. 일각에선 메타버스 버블이 꺼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컴투버스는 메타버스 시작점을 지금이라고 보고 있다.

몰입형 환경에서 현실 속 오브젝트들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도 가상공간에 현실을 동일하게 구현해 다양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컴투버스는 오픈 아키텍처를 활용해 파트너사가 메타버스에서 펼치고 싶은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고, 서비스 구축 초기인 만큼 파트너사와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 대표가 이야기하는 메타버스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레디 플레이어 원’ 등에서 이미 만나볼 수 있었던 모습들이다. 수많은 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정보의 활용 방식을 바꾸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컴투버스가 다루는 메타버스는 단순히 인터넷 사용 인터페이스만 바꾸지 않는다. 현실 공간처럼, 회의가 펼쳐지는 가상공간 속 TV가 팀원들에게 어떤 자료를 보여줄 수 있는지부터 에어컨까지도 실질적으로 이용자에게 어떤 기능을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녹아져 있는 게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실제 가상 오피스 모습 첫 공개=컴투버스가 다른 게임사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가상 업무 공간과 차별되는 지점은 바로 범용성이다. 컴투스가 가진 지식재산권(IP)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일반적으로 일과 생활 문화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이경일 대표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컴투버스를 선보였을 당시엔 (메타버스를) 가상공간으로서의 의미로만 봤다면, 현재엔 가상공간이라는 것이 결국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 본질적인 고민을 가지게 됐다”며 “컴투버스는 메타버스 본질을 찾아가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올해 그 결과값을 보여줄 시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컴투버스는 고도화된 메타버스 오피스 환경 구축을 위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셀바스AI 등 20여 개의 여러 분야 기업들과 기술 및 사업을 협업하고 있다. 설립 시점 대비 5배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하나금융그룹, 교보문고, 교원그룹, SK네트웍스 등으로부터 1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파트너사는 컴투버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독점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가상 오피스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1월까지 사내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했고, 컴투스와 외부 파트너 기업들도 함께 평가를 수행했다”며 “조작 부분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 받기도 했지만, 기존 업무용 도구들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 중심이 될 수 있는 컴투버스 세 번째 오피스 버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학 같은 경우 메타버스를 활용하게 되면 ‘더하기’를 아이에게 오프젝트 단위로 보다 쉽게 가르칠 수 있게 된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도 마찬가지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직업 관련 교육 등에서도 가상현실(VR) 요소를 활용하게 된다면 실습이나 테스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컴투버스가 가진 가상 토지 수요 전략은? ‘신뢰’·‘가치’=
컴투버스는 실체적인 의미를 가진 가상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주된 업무 공간인 팀룸은 구성원만 접근할 수 있는 독립된 형태로 생성된다. 부서 간 협업 및 사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회의실도 마련된다. 입장과 동시에 보이스콜이 진행되며, 음성인식 기술 기반으로 한 회의록 기능이 도입돼 대회가 자동으로 문서화되고 참석자 전원에게 공유된다.

동료와의 커뮤니티 형성과 인사 시스템도 가상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노력했다. 모든 직원이 접근 가능한 메인 로비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조성된다. 이처럼 컴투버스 가상 오피스에선 이용자들이 신뢰와 가치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메타버스 부동산 가치도 비례할 것이란 믿음에서다.

이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 낙폭이 크긴 하지만 결국 그 안의 가치는 사람들의 신뢰가 쌓여짐으로써 가치가 형성된 것이라고 보는데, 메타버스라는 공간도 그 공간의 활용성과 가치가 사실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때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컴투버스는 일단 적극적으로 이 공간의 기능성에 포커스를 두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메타버스진흥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 기술 표준 등도 계속해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정부는 특정 산업을 한 가지 잣대로만 정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사업자들 역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메타버스와 동떨어진 사업을 메타버스로 포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산업에 뛰어듦에 따라 선도적인 위치를 어떻게 차지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시점인데, 글로벌 리더가 없는 이 산업을 한국이 이끌고 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컴투버스를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의 대표주자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강력한 얼라이언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