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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랩 IPO 추진··· 김기홍 대표 “안랩 뛰어 넘는 1위 기업 목표”

이종현
31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서 발표 중인 김기홍 샌즈랩 대표
31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서 발표 중인 김기홍 샌즈랩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기업 샌즈랩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월 1일부터 2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5일 상장한다. 공모희망가액은 8500원에서 1만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284억~1587억원이다.

31일 샌즈랩은 IPO 수요예측을 앞두고 기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기홍 대표가 직접 샌즈랩에 대한 기업 및 기술과 청사진에 대해 소개했다.

김기홍 대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이버보안 이슈는 우리에게 큰 위협 중하나다. 공격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지만 이를 탐지·대응하는 것은 어려워지는 것이 현대 공격의 양상”이라며 “쏟아지는 위협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진보된 지능형 사이버보안 기술이 필요하다. 뛰는 공격 위에 나는 방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즈랩이 주력하는 분야인 CTI도 이중 하나다. CTI는 사이버상에서 생성되는 각종 위협에 대한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프로파일링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위협을 자동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CTI의 진가는 여러 여러 보안 솔루션과 함께 이용될수록 빛을 발한다. 전통적인 보안 기업들과는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보완 관계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등이 자체적인 CTI를 서비스하고 있다. 샌즈랩과의 차이는 대다수 기업들이 보안관제 사업을 수행하면서 보완적인 역할로 CTI를 운용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CTI 시장은 데이터 기반의 사업이다. 데이터를 판매하고 거래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데이터 자체가 수익이 되는 구조”라며 “샌즈랩은 19년 전쯤, 대학교 1학년생이던 내가 학생 벤처로 법인을 설립한 기업으로서 설립 초창기부터 줄곧 악성코드 분석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그리고 2013년 이를 사업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상장을 앞둔 상태”라고 전했다.

샌즈랩의 2022년 매출 및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91억원, 19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 69.3%, 영업이익 290% 상승한 수치인데 김 대표는 목표치 달성을 자신했다. 그리고 2025년까지 매출액 309억원, 영업이익 139억원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CT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충분히 가능한 성장치라는 설명이다.

사이버보안 및 CTI 시장의 성장, 샌즈랩의 경쟁력을 고려하더라도 불안감은 남는다. 공모희망가액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샌즈랩이 제출한 희망공모가액 8500~1만5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284억~1587억원이다. 영업이익만큼의 순이익을 거둔다고 가정했을 때 샌즈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7.5~83.5배가량이 된다.

이는 동종업계 타 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편이다. 샌즈랩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CTI 분야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으로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이스트시큐리티를 꼽았다. 이중 안랩과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상장사, 이스트시큐리티는 모기업인 이스트소프트가 상장사다.

30일 종가 기준 샌즈랩의 비교 기업들 시가총액은 안랩 9443억원, 이글루코퍼레이션 763억원, 이스트소프트 1409억원 등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안랩 74배, 이글루코퍼레이션 6.8배다. 이스트소프트는 적자로 마이너스다.

안랩의 경우 창립자인 안철수 의원(국민의힘)의 정치 행보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겪으니 단순 비교가 어렵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이나 이스트소프트와 비교했을 때 샌즈랩의 시가총액, PER는 높은 편이다. 지니언스(13.2배), 윈스(8.3배), 파수(14.7배), 파이오링크(7.6배) 등 샌즈랩 대비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도 샌즈랩의 공모희망가액 기준 시가총액, PER보다 낮다.

53.5%의 지분을 모기업 케이사인보다도 샌즈랩의 시가총액이 높아진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이다. 케이사인의 시가총액은 30일 종가 기준 1308억원이다.

이를 설명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샌즈랩은 상장 당시가 아니라 2~3년 뒤 높은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인 기술특례 상장기업인데, 사이버보안 기업 중에서는 최초다. 샌즈랩이 제시한 2025년 매출액 309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달성한다면 현자 희망공모가액은 높다고 하기 어렵다.

또 국내 보안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샌즈랩의 주가가 ‘상대적 고평가’될 만큼 보안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사이버보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모를 크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30여년간 안랩이 국내 보안산업을 주도해왔는데, 안랩을 넘어서는 기업이 나타나질 않았다. 샌즈랩이 안랩을 뛰어넘는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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