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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현 한국정품감정센터장 “사람+데이터=정품 100% 취급”

이안나
이종현 한국정품감정센터장
이종현 한국정품감정센터장
- 트렌비 중고 명품 출고 전 검수…내년 1분기엔 새 상품까지
- 데이터 기반 검수 시스템 갖춰 감정사 업무 효율 상승 목표
- 중장기적 목표는 ‘사진 찍으면 AI가 정품 검수’…B2C 서비스도 계획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온라인 명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달라진 업계 인식이 있다. 더이상 ‘가품 논란’은 병행수입·위탁판매 등 복잡한 판매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리스크가 아닌,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명품 개인간거래(C2C)도 활성화되면서 정·가품을 판별하고 싶어하는 수요 또한 급증했다.

이런 명품 ‘정품감정’에 팔을 걷어붙인 게 트렌비다. 정품 감정사를 직접 양성하는 것을 넘어 검수 역량을 자체 경쟁력으로 삼기 위해 지난 10월 독립법인 ‘한국정품감정센터’를 세웠다. 명품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 감정을 할 목표로 정품감정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춰 이름 붙였다.

이곳에선 트렌비에서 판매하는 모든 중고명품 대상으로 정품감정을 진행한다. 브랜드에 따라 검수비를 다르게 받는 만큼, 한국정품감정센터는 트렌비 수익성 개선 움직임에 도움 될 수 있다. 검수 물량이 점차 증가하는 현상에 대응해 감정사 업무 효율을 높여줄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8일 이종현 한국정품감정센터장을 만나 한국정품감정센터 차별화된 경쟁력과 장기적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이종현 센터장은 한국정품감정센터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한 이유에 대해 “먼저는 정품 감정 역량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전문성을 쌓기 위해 독립을 했다”며 “동시에 관련 역량을 쌓으면 사업성까지 갖출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3년 전 트렌비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현재 한국정품감정센터 센터장을 겸임하며 신사업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가 트렌비 합류 전 컨설팅 기업 및 스타트업 운영 업무를 통해 쌓은 역량이 센터만의 운영방식을 정립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정품감정센터 차별점으로 사람의 경험과 데이터 시스템의 협업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그가 센터장이 된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프로세스 개선이다. 검수 물량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질수록 직원당 업무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 사람이 진행하면서도 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센터에서 정품 검수 작업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이는 트렌비가 현재 중고 명품을 판매자에게 받아 위탁판매하는 방식과 개인이 직접 사진을 올려 판매하는 C2C 방식 두가지로 운영하기 때문. 현재는 트렌비 중고 명품 중심으로 검수가 진행되지만 내년 1분기엔 트렌비 새 상품을 포함, 추후 기업간거래(B2B) 제휴 등 확장된 사업도 그림 그리고 있다.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명품 감정팀과 포토그래퍼, 물류 인력 총 합해 약 50명 정도다. 이중 감정사가 30명정도로 비중이 가장 높다. 매일 수백개씩 입고되는 상품을 이들이 1·2차로 검수하고 있는 셈이다. 지속적으로 많아지는 물량을 한국정품감정센터는 어떻게 감당할 계획을 갖고 있을까.

이 센터장은 “감정을 데이터화하고 시스템하는 작업들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먼저는 데이터화를 위해 사진 촬영 후 수집·저장하고 있고, 1단계로 내년 초 감정사들이 정품 판단을 할 때 클릭 한 번으로 비교해 감정 시간을 줄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센터가 검수 시스템을 감정사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본 결과, 기존 대비 감정 시간은 최대 8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애매한 부분들을 확인하느라 1시간 가량 소요되던 감정 시간을 10분 안에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그 다음 단계는 머신러닝을 통해 사진만 찍으면 정·가품 판정이 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시스템을 외부화 시켜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가 쌓이고 사진 촬영만으로 정품 감정이 가능해지다 하더라도 여전히 역량있는 감정사들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인기 상품은 문제가 없지만 일부 상품은 데이터가 부족해 사람이 하나씩 보면서 판정해야 한다”며 “검수 시스템화와 역량있는 감정사 두가지 모두 집중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가품율은 한국정품감정센터가 트렌비 본사 내 있을 때부터 현재까지 3%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단 센터 독립 후 차이가 있다면 모수가 달라졌다는 것. 처음 감정을 시작할 땐 하루 수십건 정도밖에 취급하지 못했지만 현재 하루에 수백건씩 처리하며 많은 가품들을 걸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정품감정센터는 현재까지 약 5만여건을 감정했다. 이중 가품 감정 건수는 1300여건이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아직까지 가품으로 적발되는 사례는 전통 브랜드로 꼽히는 루이비통·샤넬·구찌 등이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아미·메종키츠네 등 인기가 많아진 신흥 브랜드에서도 가품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문제는 트렌비 본사 도움을 받는다. 트렌비에서 신흥 브랜드 상품이 대거 입점되면서, 그 상품들을 확보해 정·가품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이 센터장은 한국정품감정센터 강점으로 ‘명품 특화’를 꼽았다. 다른 리셀 플랫폼들이 스니커즈 혹은 다수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명품 검증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당장은 명품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리빙·미술품 검수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엔데믹 전환과 해외여행 재개로 온라인 명품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온라인 구매 편의성과 합리적 가격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지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온라인 명품시장 확대에 대응해 내년 데이터 기반 감정 프로세스 도입을 시작하고 규모있는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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