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한 삼성 모바일, '노태문 체제' 건재… 협력사 관계는 숙제
- 폴더블 대중화·실적 선방 ‘긍정적’ 요소로 평가
- 원가절감 정책 협력사 불만 ‘부정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뉴삼성’의 윤곽이 드러났다.
‘안정 속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교체설이 제기된 바 있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유임됐다. 다만 스마트폰 협력사들은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 사장은 지난 2020년 1월 무선사업부장에 오른 뒤 모바일 사업 수장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 등이 노 사장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었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배터리 소모량과 발열 등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성능을 제한하는 안전장치인 GOS를 자동으로 구동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노 사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기도 했다.
국감 당시 노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의견에 대해)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GOS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도 안정적인 동작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만든 서비스다. 업데이트 이후 많은 불만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노 사장 체제에서 삼성전자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 거둔 견고한 실적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의 경우 작년 하반기 출시한 3세대 제품(갤럭시Z플립3·폴드3)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선보인 갤럭시Z플립4·폴드4는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10월 폴더블폰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05%나 증가했다.
올 3분기 실적도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MX 및 네트워크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조2100억원, 3조2400억원이었다. 전년동기대비 13.0% 늘고 3.5% 줄어든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약 9% 축소했다. 앞선 1분기와 2분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9% 떨어졌다.
이러한 시장 위축 상황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문은 갤럭시Z 시리즈를 앞세워 선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노 사장이 이 회장의 신임을 받는 만큼 임기만료일(2025년 3월)을 채우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인사에 대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 사이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 사장 체제에서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원가절감이다. 이를 위해 합작개발생산(JDM) 물량 확대 및 부품 비용 최소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협력업체들은 반발을 표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가 중국 JDM 업체에 맡기는 스마트폰 대수는 올해 5000만대에서 내년 6000만 내외로 증가할 전망이다. JDM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현지 부품 채택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는 중국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관련 제조사들은 삼성전자로부터 가격 인하 요청을 지속 받는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주요 협력사 실적은 대부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2’에서 노 사장은 “완성도와 사용성을 높인 갤럭시Z폴드4·플립4 등을 통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대수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기기 간 연결 경험을 강화하는 탄탄한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이 삼성 스마트폰 혁신 기능을 경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5년까지 플래그십 모델 50% 이상을 폴더블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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