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수출]<상> 리얼리티 예능의 시작은 네덜란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 집 한 채에 남녀 10여명이 모여있다. 화장실을 제외하고 이들이 생활하는 모든 공간엔 카메라가 설치됐다. 이들은 이 공간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모든 미션을 수행한 최후의 1인에겐 거액의 상금이 주어진다. 그리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카메라에 담겨 시청자에 방송으로 송출된다. 오늘날 대중에 익숙한 이 프로그램의 구조는 1997년 네덜란드 제작사인 엔데몰(Endemol)에 의해 처음 제작됐다. 업계에서 ‘빅브라더(Big Brother)’로 불리는 이 포맷은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기반이 됐다.
콘텐츠의 해외수출 방안으로 ‘포맷’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사업은 막대한 예산 투자 대비 투자자본수익률이 낮은 가운데, 완성된 콘텐츠가 아닌 포맷을 수출해 해외 수출 비용을 효율화한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콘텐츠 포맷 수출액은 1288만3000달러(약 182억 7582만원)로, 전체 콘텐츠 수출 매출액의 1.9%를 차지한다.
포맷은 방송 프로그램의 구조로, 크게 스크립티드(scripted)와 언스크립티드(unscripted) 포맷으로 구분된다. 대본 그대로 촬영해야 하는 스크립티드 포맷은 드라마, 언스크립티드 포맷은 예능·다큐 유통에서 활용된다.
국내외 제작사·방송사들에 콘텐츠 해외 수출은 과제였다. 이미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해두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는 달랐다. 현지화 작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 가운데 포맷이 해외 수출의 해결책으로 부상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지상파를 중심으로 2010년부터 포맷 수출이 본격화됐다. 당시 아시아를 넘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까지 국내 드라마가 수출되고 있었으나, 서유럽이나 미국으로의 진출은 쉽지 않았다”라며 “유럽과 미국으로의 진출을 위해, 문화적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포맷수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등 콘텐츠 유통채널들이 많이 생겨난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콘텐츠 기근을 겪고 있다”라며 “완제품을 수입하기엔 비용 부담이 큰 가운데 해외에서 검증된 포맷을 수입해 자국의 출연진으로 재구성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맷은 구매한 국가에서 그 나라의 출연진들로 구성해 새롭게 제작되므로 완성 콘텐츠와 비교해 현지화에 유리하다. 수입 콘텐츠가 아니므로 황금시간대 편성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아직 완성 콘텐츠가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는 가운데 포맷은 예능 부문에서 수출 활로를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한 번 잘 된 포맷은 여러 시즌으로 제작하게 되는데 그때 발생하는 로열티 뿐 아니라 계약 조건, 거래 방식(공동제작 등)에 따라 다양한 부가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포맷 시장이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MBC의 복면가왕이 K7 미디어가 꼽은 '2019 년 올해의 포맷Format of the year)'으로 선정되면서 K-포맷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선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제 포맷 시장에서 한국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진 만큼 향후 한국 포맷의 수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국내 방송시장은 제작사가 IP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포맷 비즈니스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이제 조금씩 개선은 되어가고 있다.한국 포맷의 향후 수출 전망은 국내 포맷 산업 저변이 얼마나 확대되는지, 독립제작사들이 얼마나 많이 포맷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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