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아이폰14에 탑재할 메모리 칩 구매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미 상원 의원들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 상원의원 2명이 ‘애플이 중국 반도체 기업인 YMTC으로부터 3D 낸드 메모리 칩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것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 정보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23일(현지시간) FT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는 최근 미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가 만드는 고성능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는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미국 기업들이 메모리 칩을 조달받는 것도 제한하겠다는 기류가 읽혀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메모리 반도체도 중국업체에게 조달하지 말고 미국산 또는 동맹국에서 만든 것을 쓰라는 의미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유사한 논리 구조다.
FT에 따르면,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마크 워너(Mark Warner. 민주당)과 부의장인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공화당) 두 의원이 애브릴 헤인즈(Avril Haines) 국가정보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향후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민주당과 공화당 두 당의 원내대표도 이 서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미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세해 대중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두 의원은 서한에서 ‘YMTC의 불투명한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애플의 글로벌 디지털 공급망에 심각한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취약성을 노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헤인즈 국장에게 전달했다.
FT에 따르면, YMTC의 메모리 칩은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중국의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에도 납품됐고, 이 회사의 플래그십 폴더블폰인 ‘메이트 Xs 2’ 등 에도 적용됐다.
이에 따라 두 상원 의원은 YMTC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의 미국 제재 회피를 돕는 역할에 대해서도 국가정보국의 조사를 요청했다.
사실 애플과 중국 YMTC간의 물밑 협상은 이미 몇개월전부터 관련업계에서는 나왔던 얘기다. 미 상원이 왜 이 시점에 제동을 걸고 나섰는 지가 더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