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코로나19의 재 확산 물결이 거센 가운데 오프라인 활동을 재개하던 금융사들이 다시 한번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점포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내부 업무 프로세스도 정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19와의 동행을 모색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정립 및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업무 혁신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험연수원의 설계사 불완전판매 교육이 다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규정상 설계사 불완전판매 교육은 ‘집합 교육’이 원칙이지만 금융당국은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인정해 사이버교육을 통한 이수도 인정하기로 했다.
최근 보험연수원은 코로나 19 확산 우려 및 사회적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보험업법시행령에서 정하는 불완전판매방지교육 교육방법인 “집합교육”이 곤란하므로, “온라인교육” 등 대체적 방법을 통한 불완전판매방지교육 이수를 한시적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비조치의견 회신을 통해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인 경우, 불완전판매방지교육과 관련해 집합교육 이외에 온라인교육을 통해 이수하는 경우에도 보험업법상 제재를 비조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말까지 유효한 것으로 법령등의 제정 또는 개정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여 당해 행위에의 적용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를 이유로 들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교육 등 규제준수를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도 유연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은행 업무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영업시간 변경이다. 기존에 은행 영업점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해 7월부터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은행 영업시간은 여전히 변경된 시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 소비자들이나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지만 은행으로선 다시 영업시간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노조와의 협약 문제와 함께 금융권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착수된 점포 디지털 전환 사업과 맞물려 고민할 게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가올 미래에는 순수한 금융점포로서의 기능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50-60대 금융고객의 디지털 지수가 점차 상승하고 있어 결국 점포를 유지하는 것보다 일부 거점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략을 공공히 하는 것이 장기 전략관점에서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의 점포 부족과 영업시간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한 상황인 가운데 은행들은 점포의 유연업무 시간 반영, 편의점과 은행을 결합한 ‘편의점 혁신 점포’ 등 대안 점포 운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14일부터 총 72곳(서울 34곳, 경기·인천 19곳, 대경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19곳)의 9 To 6 Bank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와 애프터 뱅크(AfterBank - To 5 Bank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AfterBank - To 6 Bank (오전 11시 ~ 오후 6시))을 운영하면서 대면 채널 강화에 나섰다.
편의점 혁신 점포는 24시간 365일 업무가 가능하고 접근성 면에서도 은행과 비슷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량진 컵밥 거리의 소상공인 대부분이 H은행을 이용하는데 이유는 가장 가깝기 때문“이라며 ”오오프라인 점포에서 입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편의점 점포는 현재 신한은행이 GS25와 함께 강원도 정선군에 편의점 은행을 오픈했으며 하나은행도 CU와 함께 서울 송파구에 1호점을 열었다. 이들 은행은 성과를 분석해 점차 혁신 점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물론 편의점 점포의 한계도 명백하다. 금융경제연구소 금융·노동정책실 현은주 부연구위원은 “이용 시간을 확대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인 고령층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 해당 점포에서의 제한적 업무처리로 결국 대면이 가능한 다른 영업점으로의 중복 방문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와 은행 점포 축소는 유례없는 공동점포라는 서비스를 창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용인시에 공동점포를 운영, 절반의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의 시험에 나섰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9월 오픈하는 경북 영주와 경기 양주 공동점포는 경쟁은행이 공동으로 점포를 설치, 운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은행은 점포축소가 특히 심화되고 있는 지방에서의 금융 서비스 확보라는 측면과 공동운영을 통한 운영비용 절감 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추진중이다.
보다 확장된 개념의 공동점포 운영도 추진 중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 금융망 공동 이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11월부터 별도 수수료 없이 전국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업무시간도 우체국금융의 업무시간을 준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