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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취향 맞는 사람끼리”...잘 나가는 플랫폼 뒤 ‘커뮤니티’ 있다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그간 정보기술(IT)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에겐 공통 과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었죠. 신규 서비스일수록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모으고, 대체할만한 수단 없이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 과금제를 도입하는 게 플랫폼 성장 공식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플랫폼들을 살펴보면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들을 많이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들도 적극적입니다. 이미 아는 사람들 중심으로 소통하던 데서 공통 관심사로 묶인 이들끼리 만나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죠.

공통 관심사를 나누기 위해 커뮤니티 서비스에 방문한 이용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 데 전혀 인색하지 않습니다. 가령 단순한 이커머스 종합몰에선 사용자들이 쇼핑이라는 본인 목적만 채우면 바로 서비스를 나가버리지만,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기능이 더해지면 체류시간이 길고 재방문 비율도 상당해집니다. 플랫폼 입장에선 자연스레 ‘록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카카오는 커뮤니티 기능 강화를 위해 카카오톡과 오픈채팅을 하반기부터 개편하기로 했고요. 네이버 역시 카페‧밴드 등 기존 서비스 강점을 살려,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위 잘 나가는 스타트업인 당근마켓과 오늘의집, 화해 공통점 역시 플랫폼 내 사용자들이 소통이 활발하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당근마켓의 ‘당근’은 ‘당신 근처’ 줄임말입니다. 서비스 초기엔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지역 기반 동네 커뮤니티로 성격을 강화했죠. 당근마켓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800만명에 달하는데, 이용자 월 평균 앱 체류 시간은 2시간2분, 방문 횟수는 64회 이상입니다. 다수 사용자들이 자주, 오래 체류한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당근마켓을 찾는 이용자들은 GPS 인증을 거친 같은 동네 이웃끼리 유용한 지역 정보 및 소식 등을 교류합니다. 동네 맛집은 물론 늦은 시간에 문을 연 약국을 찾거나 갑자기 일손을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도 당근마켓을 이용하고요. 자신 일상이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동네 생활권 이웃들과 소통하다 보니 지자체들도 공식 계정을 만들어 구민들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MAU 500만명 이상, 월간 거래액은 성수기 기준 1800억원 수준인데요. ‘온라인 집들이’ 운영을 시작하며 커뮤니티 초석을 다졌습니다. 온라인 집들이는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일반 이용자들이 앱 안에서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커뮤니티 기반 콘텐츠입니다. 이때 인테리어에 사용된 가구, 소품 등을 자연스럽게 오늘의집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 활동 비중이 늘면서 사람들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효했습니다. 자신의 집이나 방을 취향대로 꾸미고 싶은 사용자들이 서로 콘텐츠를 참조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앱이 더욱 활성화된 거죠. 구매하고 싶은 제품 상세 페이지나 리뷰를 보고도 소품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굳이 구매 목적이 없더라도 꾸준히 접속할 요인이 생긴 겁니다.

뷰티 플랫폼 화해는 일명 화장품 매니아들 후기 공유 커뮤니티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장품 성분 구성, 피부타입 별 성분 등 정보를 나누며 사용 후기를 공유하하다 2018년 ‘화해 쇼핑’이 도입되면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다른 이용자가 올린 후기를 보려면 본인도 직접 후기를 공유해야 하고, 사용자 리뷰를 반영해 만든 제품도 출시했습니다. 올해 2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050만건, 사용자 리뷰 수 650만건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커머스 플랫폼들이 리뷰 영역에 공을 들이고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 모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재방문하고 싶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선 유익한 콘텐츠들이 구비돼있어야하기 때문이죠. 또한 플랫폼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용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플랫폼 업계가 웹 3.0 스타일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이유입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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