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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기웃...대세 된 ‘명품 리셀’, 검수 역량 관건

이안나
번개장터 '브그즈트 컬렉션' [사진=오병훈 기자]
번개장터 '브그즈트 컬렉션' [사진=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과거 온라인에서 암암리 이뤄지던 ‘명품 리셀(재판매)’ 시장이 플랫폼 업계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온라인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후, 최근엔 이를 되파는 중고·리셀 시장이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리셀 문화가 확산하면서 다양한 커머스 분야 플랫폼은 물론 대기업도 뛰어들어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부터 번개장터, 트렌비, SSG닷컴까지 중고·리셀 명품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엔 리셀 플랫폼을 비롯해 중고거래, 명품 플랫폼, 종합몰로 엄연히 다른 시장에 존재했지만 명품 중고·리셀로 경쟁하게 된 셈이다.

경기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이때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지난 21일 350억원 규모 D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받은 가장 큰 규모다. 개인간거래(C2C)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2020년 트렌비가 리셀 상품을 판매자에게 받아 대신 판매하는 방식에 더해 올해 4월 개인이 직접 사진을 올리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IMM인베스트먼트 김홍찬 상무는 “명품 신제품부터 중고거래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SSG닷컴도 오는 29일부터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협업해 미개봉, 미사용 리셀 상품과 중고 명품 포함 200여종을 판매한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1월 ‘브그즈트 컬렉션’ 매장을 열고 직접 매입한 중고 명품을 전시·판매하는데, 이 상품들이 SSG닷컴에 입점한 것. SSG닷컴에선 백화점 상품도 판매하지만 롤렉스·에르메스 등 상시 판매하지 않는 제품들도 갖추게 됐다.

SSG닷컴이 상품 다양성을 확보한 한편 번개장터도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번개장터는 “이번 협업을 통해 중고명품 거래 시장 내 신뢰도 높은 플랫폼 구축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SSG닷컴 입점 후 감정·배송·사후 관리는 번개장터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리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네이버 손자회사인 크림이다. 2020년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로 출발한 크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요인도 명품거래를 추가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샤넬·롤렉스·에르메스 등을 취급했다. 올해 상반기 크림 거래액은 7200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량 늘었다.

크림에서 미사용 제품 중심으로 리셀 상품을 판매했다면 중고 명품거래를 위해 지난 3월 네이버 카페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팹’을 인수했다. 웹 기반으로 운영하던 팹은 지난 6월 중고 명품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시크’를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명품 시장은 2012년 1조원 규모에서 2019년 7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30%씩 성장 중이다. 전세계 명품시장 상위10개국 중 5개가 아시아라는 점을 고려하면 명품 중고·리셀 시장 성장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자체가 객단가가 높은 시장이어서 이곳에 뛰어드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고 증시가 하락하면서 결국 사업 확장했을 때 가장 유리한 곳을 선점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명품 리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은 ‘검수 능력’이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가품 판매 논란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불안도 커졌기 때문이다. 명품 리셀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 역시 자체 검수 역량을 키우는 추세다. 검수를 외부업체에 맡기기보다 소비자 신뢰 확보에 더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림은 거래가 이뤄지는 모든 상품을 자체 검수센터에서 검수한다. 합격한 상품만 구매자에게 배송하는데, 검증 이후 가품으로 판명날 시 3배를 보상하는 정책을 운영 중이다. 검수센터 확충과 전문 인력 확보 등 역량 강화에도 적극 투자한다. 번개장터도 ‘정품 검수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전문 검수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

트렌비는 내부에 자체 명품 감정 센터를 구축했다. 구매한 상품에 한해 고객이 원할 시 1회 제한 무료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월엔 ‘명품 감정 아카데미’를 열고 감정 전문 교육을 제공, 채용으로 연계해 감정 인원을 증원한다는 목표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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